온통대전-대덕e로움 ‘시스템 통합’ 갈 길 멀다
온통대전-대덕e로움 ‘시스템 통합’ 갈 길 멀다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1.01.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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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부재' 대전시-대덕구 마라톤 협의 가능성
2차 실무 협상 열었지만...담당자 교체로 '무용지물'
담당자들 "올해 어렵다"...박 청장 地選까지 끌고 가나
대전지역 지역화폐 온통대전(오른쪽)과 대덕e로움.
대전지역 지역화폐 온통대전(오른쪽)과 대덕e로움.

대전 지역화폐의 운영 시스템 ‘통합’ 논의가 난관을 맞고 있다.

시스템 통합의 전제 조건인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대전시와 대덕구도 명확한 방법론을 내놓지 못하면서다. 내부에선 행정기관 간 협치와 기술력 확보가 선결과제로 꼽히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게 함정이다. 

그동안 대전시는 올 상반기 공식 논의기구를 통해 협의안을 도출, 하반기까지 시스템 통합 시행을 목표로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며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연내 시행이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만큼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일 시와 구 등에 따르면 온통대전과 대덕e로움 등 지역화폐 시스템 통합 논의를 위해 지난달 30일 2차 실무협의를 열었다.

실무협의는 두 지역화폐가 동시에 유통되는 데 따른 운영비와 홍보비의 중복 투자 등 비효율을 없애 운영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앞서 시는 ▲이용 시민 불편함 발생 최소화 ▲관리주체 효율성 극대화 ▲소상공인 보호 등 3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시스템 통합에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날 2차 협의에선 그동안 양측에서 조율된 내용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쳐 특별히 진전된 사항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관심사였던 대덕e로움의 올해 캐시백 관련 시비(20%) 지원도 확정되지 않은 채 추후 검토하기로 뜻을 모았다. 구는 시비 20%를 기존처럼 지원해 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고 시는 운영 시스템 통합 논의를 이유로 내년 예산에 대덕e로움 지원금을 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기술적 통합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시비가 그대로 지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어찌 됐든 대덕구 주민도 대전시민이기 때문이다. 시가 주장하는 '자기책임의 원칙'을 구가 위배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재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와 구는 지역화폐 담당자를 대거 교체했다. 시는 담당 과장과 팀장을, 구에서도 담당 과장을 1월 1일자로 각각 발령했다. 올해부터 통합 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보단 뒷전으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실제 양측 실무진들은 통합 시행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시스템 통합은) 당장 올해엔 어렵다. 가능하면 상반기에 실무 협의를 마치고 하반기 실행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면서 “구와 더 시간을 두고 통합안을 마련하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장 및 과장이 바뀌어서 새 멤버들이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도 “실무적인 협의와 기술적 해결 방안을 찾다 보면 올해 당장 시행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덕e로움 카드 교체 없이 시스템 통합은 현재 기술력으로는 어렵다. 사용자들이 카드를 교체하는 불편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게 구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통합 논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지역 정가에선 박정현 대덕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 선거 이슈로 이용하겠다는 정략적 계산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출마를 고민 중인 박 청장이 ‘최초 지역화폐 발행’이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승부수로도 해석하고 있다.

결국 시와 구는 '시스템 통합'을 위한 공식기구를 만들어 놓고 눈치만 보는 형국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높다. 어느 쪽에서든 먼저 통합 논의의 중단을 선언할 경우 책임론을 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양측의 지루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해 5월 출시된 온통대전은 7개월 만에 총 발행액 9000억 원을 달성, 올해엔 총 1조 3000억 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900억 원 이상의 발행액을 기록한 대덕e로움은 올해 1000억 원 발행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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