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정치인들이 명절 때마다 거리에 거는 ‘명절 인사’ 현수막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게시돼 선거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실감케 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홍보성 현수막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현수막 정치는 유독 대전 정치 1번지인 중구에서 두드러졌다. 박용갑 중구청장 3선 연임 제한에 따른 무주공산으로 구청장 출마 예정자들의 현수막이 중구 전역에 펄럭이고 있는 것. 지역정가에선 벌써부터 중구청장 후보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구의 주요 교차로에는 민주당 소속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홍종원 시의원, 육상래 중구의회 부의장, 김경훈 전 시의회 의장, 송덕헌 대전시당 부위원장, 전병용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국민의힘 역시 김연수 중구의회 의장, 조재철 전 중구의원 등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게시됐다.
현수막 폭탄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았다. 중구 지역구 국회의원인 민주당 황운하 의원실 박승규 보좌관은 최근 자신의 SNS에 “짧은 시일 내 이름만 알리려면, 차라리 ‘싱어게인’ 같은 노래 오디션에 출전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넘치는 구청장 후보군들의 행정에 대한 이해, 목민관으로서의 철학, 정책 공약에 대한 비전이 궁금하다”며 무분별한 현수막 게시에 대해 촌평했다.
서구에선 국민의힘 김경석 서구의회 부의장이 자신의 지역구(라선거구-용문·탄방·갈마1‧2동) 이외 지역에도 현수막을 부착해 서구청장 도전을 가늠케 했다. 서지원(비례대표) 서구의원도 김 부의장 지역구에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라선거구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지방의원은 “명절 인사 현수막은 평소 이름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더욱이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사실상 불가능해 부득이 게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정치인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경제 불황 속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 현수막 게첩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명절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은 한 지방의원은 “요즘 코로나19로 홍보성 현수막이 지역사회의 반감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 제작하지 않았다”며 “올해 추석에 코로나 상황을 본 뒤 게첩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