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등 자치단체장 만나 지지 호소
"당 대표 선출시 지역 현안 챙기겠다" 약속
여권 당권주자인 5선의 송영길(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 대전지역 당심 잡기에 불을 붙였다.
오는 5월 9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 주자들 중 가장 먼저 대전에 방문해 기선제압에 나선 것.
송 의원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9일 오전 대전시의회를 찾아 지역언론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엔 지방의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전날(8일) 허태정 대전시장과 만찬 회동, 이날 박용갑 중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과 조찬 및 오찬을 통해 적극 지지를 호소하면서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 등 지역 현안 해결 의지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언론 기자회견에서도 ‘당 대표 선출’을 가정한 뒤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대전도시철도2호선 트램, 혁신도시 시즌2에 따른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등 대전의 주요 현안을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중소벤처기업부 세종시 이전에 대해선 “대전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는 와중에 중기부가 이전해 시민입장에서는 상당히 허탈한 상황”이라며 “중기부 장관이었던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충분한 의견수렴을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기상청+3개 기관은 정세균 국무총리와 상의해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충청권 메가시티를 위한 충청권 4개 광역도시 간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것은 다행”이라며 “수도권에 대항하기 위한 부·울·경처럼 충청권 4개 도시가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권선택 전 시장이 추진했던 트램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충청권 광역철도 등 교통망 인프라 구축도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우리 지역에 7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7명 전체 민주당 의석을 주고 시장과 구청장들이 있게 한 대전시민에게 감사하다”며 “21대 국회 원구성 당시 박병석-김진표 의장 경쟁 논란이 있을 때 저는 공개적으로 박병석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혀 국회의장 탄생과도 연관 지었다.
송 의원은 압도적인 인지도가 강점이다. 2018년 당대표 경선에서는 이해찬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전당대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지방의원 간담회에선 민주당 소속 시의원 21명 중 19명을 비롯해 구의원 수십여 명이 참석해 인기를 실감했다.
지방의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당대표-지방의원 간 소통 강화 △여성 정치인 적극 발굴 △대전 원도심 지역 인프라 확충 등을 요구했다.
지역 여권 관계자는 “송 의원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출마를 접은 점도 ‘포스트 이낙연’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었던 것 같다”며 “송 의원은 전국적으로 조직력이 막강해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하는 등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적합한 인물로 꼽혀 지방의원들의 기대가 큰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최측근인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은 송영길 의원의 대전지역 본부장 역할을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송 의원의 기자회견 및 간담회 등 사회를 맡는 등 모든 일정을 함께했다. 한 지방 의원은 "이낙연 당 대표직 계승을 위해 송 의원을 돕는 것 같다"고 짧은 관전평을 남겼다.
이날 송 의원을 시작으로 홍영표, 우원식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도 대전행 일정을 잡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당원 표심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