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양다리니?”...與 대권주자, 대전 지지명단 '엉터리'
“너 양다리니?”...與 대권주자, 대전 지지명단 '엉터리'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1.06.1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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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대전 조직, 일부 지방의원 허위 명단 포함
'중복명단' 지방의원들 '양다리' 의심 눈초리..."살생부 될라" 우려도
"마구잡이식 명단 포함, 구태 정치" 비판 여론
대전공정과평화포럼 출범식 모습.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조직 '대전 공정과평화포럼' 출범식 모습.

최근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를 돕기 위한 대전지역 조직들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일부 지지선언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눈총을 사고 있다.

각 캠프에서 공개한 지지선언 대전 지방의원 명단 중 일부가 거짓임이 드러났고, 이름을 도용당한 지방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11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권 내 ‘빅 3’로 평가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대전 지지모임이 이달 초 잇따라 깃발을 올렸다.

대전에선 지난 3일 정세균 전 총리의 ‘균형사다리’를 시작으로 4일 이재명 지사의 ‘민주평화광장’과 ‘공정과 평화포럼’, 10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복지 포럼’ 등 외곽 조직이 출범하면서 지역 세 불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캠프에서 거짓 명단을 공표했다는 점이다.

각 조직의 지지선언 및 임원 명단에 포함된 일부 대전 지방의원들은 본인의 참여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름이 그대로 올라갔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들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지모임 '신복지 대전포럼' 출범식 모습.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지모임 '신복지 대전포럼' 출범식 모습.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전 지방의원들에게 전가됐다.

많게는 두 곳 이상 명단에 포함된 몇몇 지방의원들은 주변에서 ‘양다리를 걸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 공천권을 쥔 각 지역위원장들과 노선을 다르게 했다는 이른바 ‘정치적 낙인’을 찍힐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이미 지역 다수 언론에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그룹에 이름이 올라가 선거에서 자칫 살생부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제 허위명단에 포함된 지방의원 가운데 일부는 해당 캠프에 명단 삭제 등 정정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정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누가 자신의 이름을 넣었는지 출처가 불분명하고 캠프에서도 수정이 어렵다는 연락만 돌아오고 있다는 것.

자신의 동의 없이 ‘신복지 포럼’ 명단에 포함됐다는 한 시의원은 “해당 캠프와 연락 및 접촉을 하거나 지지를 표명하지도 않았는데 내 이름이 올라간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시의원도 “‘공정과 평화포럼’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린다는 연락도 없었다"면서 "기사를 보고 내 이름이 올라간 것을 인지했다”고 당황해 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자 다급해진 캠프에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마구잡이로 지지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표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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