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한 사람들에게서 기침과 가래가 계속된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진료과에서도 기침이 지속된다며 후유증을 걱정하며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내 1개 기관의 표본조사에 따르면 후유증 환자의 84%에서 기침가래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침은 우리 몸에서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해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배출하는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지만 기침 자체가 심하면 업무, 여가, 수면 등 활동 전반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요즘과 같은 감염병 유행시대에는 주위의 시선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염려를 많이 하게 된다.
기침은 지속 기간에 따라 3주 이내의 급성 기침, 3주~8주의 아급성 기침, 8주 이상의 만성 기침으로 나눈다. 3주 이내의 기침은 감기와 같은 급성 감염이 대부분이고, 3주 이상 지속되는 아급성 기침은 대개 바이러스가 기도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를 손상시키고 기침반사의 구심성 신경을 민감하게 만드는 ‘감염 후 기침’이 가장 흔하다.
과도한 기침이 계속되면 상기도에 자극이 지속되어 이 때문에 기침이 끊이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을 앓고 난 다음 다른 증상들은 소실되고 기침이 지속되며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이상을 보이지 않을 때 감염 후 기침을 진단할 수 있다.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후유증일 수도 있겠으나 코로나19 감염으로 기존의 질환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만성 기침의 원인은 상기도기침증후군, 기침형 천식,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가장 많고 호산구성 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복용 등 원인이 다양하므로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상기도기침증후군은 코나 부비동에서 흘러내려간 분비물이 인후부의 기침수용체를 자극하여 기침이 발생하는 것을 통칭하는 것으로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기침형 천식은 전형적인 천식과 달리 호흡곤란, 천명음 증상 없이 기침만 지속되는 것으로 전체 만성기침의 약 20-40% 정도가 여기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위식도 역류 질환으로 인한 만성기침은 명치나 전흉부의 타는 듯한 느낌, 신트림 등의 증상을 보이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70% 이상의 환자들에서 전형적인 증상 없이 기침만을 호소하기 때문에 만성기침의 다른 원인이 배제된 경우에는 위식도 역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기침을 풍(風), 한(寒), 조(燥), 열(熱)과 같은 외부 사기(邪氣)의 침입으로 인한 경우와 오장육부(五臟六腑)의 기능실조(機能失調)가 근본 원인인 경우로 구분한다. 즉 사기(邪氣)의 종류에 따라 구분하여 치료하거나 오장육부(五臟六腑) 중 특히 폐(肺) 뿐만 아니라 비(脾)와 신(腎)의 기능의 성쇠를 살펴서 병세(病勢)와 체질(體質)의 허실(虛實)에 따라 치료를 진행한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이후의 기침에 대하여는 음기를 북돋아주고(補陰), 폐를 건조하지 않도록 하며(潤肺), 가래를 제거하는(去痰) 치료가 중심이 된다.
코로나19 확진 후 장기간 지속되는 기침에 막연히 중증 호흡기 후유증은 아닌지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되고 늦지 않게 진단과 치료를 받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