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인사철 ‘화분 홍수’ 처치 곤란
대전시 인사철 ‘화분 홍수’ 처치 곤란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3.07.04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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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직원들이 각 실국 선배 공무원의 축하 화분을 찾아 수레에 옮기고 있다. / 김용우 기자
대전시청 직원들이 각 실국 선배 공무원의 축하 화분을 찾아 수레에 옮기고 있다. / 김용우 기자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대전시청 일부 하위직 공무원들이 인사철을 맞아 ‘화분 홍수’에 허덕이고 있다.

각 실국 서무담당 공무원들은 본 업무 외에 넘쳐나는 축하 난초 화분을 옮기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것.  

그동안 인사철만 되면 승진 및 전보 축하 화분을 전달하는 업무가 고질적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라는 지적이다. 

4일 시청 1층 남문 앞 복도에는 7월 정기인사에서 국·과장을 비롯한 승진 축하 화분 100여 개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실제 이날 5시경 젊은 공무원들은 같은 과 소속 간부 공무원의 승진 축하 화분을 찾아 수레에 옮기고 있었다.

매점을 지나기 전 화분을 확인하는 직원들도 많았다. 

급기야 시청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는 화분 배달 업무를 호소하는 글도 등장했다. 화분 배달원들에게 엘리베이터 출입을 허가해 달라는 것이다.

한 공직자는 게시판에 "승진 및 자리 이동으로 화분 배달이 엄청나게 많아 사무실까지 갖고 오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라면서 "서무들 요즘 많이 바쁜 시기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밀대 들고 화분 배달이 주업무가 돼버렸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코로나 출입제한도 다 풀렸는데 화분 배달도 그냥 사무실까지는 아니어도 각 층 로비까지라도 허가해 주시면 너무 큰 도움이 될 듯 하다"고 하소연했다.

시청에 근무 중인 한 7급 공무원은 “승진자 본인들이 스스로 화분을 가져오기도 하는데 대부분 서무들이 옮기고 있다”며 “다른 직원들도 화분 배달이 서무의 일이거니 하고 마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이러한 관행이 쉽게 고쳐지진 않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시청 1층 남문 복도에 승진 축하 화분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청 1층 남문 복도에 놓인 승진 축하 화분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김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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