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잡음' 천안시 조직개편안 결국 통과...민주당 '반발'
'잇단 잡음' 천안시 조직개편안 결국 통과...민주당 '반발'
  • 박동혁 기자
  • 승인 2024.12.24 22: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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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금 의장 직권 상정...표결 결과 가결
충남 천안시 조직개편안이 잇단 잡음 속에 결국 천안시의회를 통과했다.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은 24일 5차 본회의에서 ‘천안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직권 상정해 표결에 부쳤고, 안건은 가결됐다./사진=박동혁 기자

[충청뉴스 박동혁 기자] 충남 천안시 조직개편안이 잇단 잡음 속에 결국 천안시의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천안시의회 의원들은 이를 반발하고 나섰다.

조직개편안이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김행금 천안시의회 의장이 직권으로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독선적 의정'이라며 비판했다.

의회 경제산업위원회는 지난 18일 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심의해 절차 미비 등을 이유로 ‘보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김행금 의장은 지난 20일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회기 연장의 건'을 직권 상정했고, 안건은 통과됐다.

이어 24일 5차 본회의에서 김행금 의장이 ‘천안시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직권 상정해 표결에 부쳤고, 안건은 가결됐다.

표결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치지 않은 안건에 대해 본회의 심사 시 질의토론을 생략할 근거는 없다"며 찬반토론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이를 무시하고 표결을 강행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여기가 초등학교냐", "의장 마음대로 하나", "어이가 없다" 등 격앙 상태로 항의했다. 일부 의원은 본회의장을 퇴장하기도 했다.

표결에서 시의원 27명 중 민주당 의원 12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지만, 국민의힘 의원 13명과 무소속 의원 2명이 찬성하며 안건이 통과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 조직개편안이 통과되자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돈 천안시장과 김행금 의장을 비판했다./사진=박동혁 기자

민주당 의원들 "편법·특권 남용...초등학생 수준"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 조직개편안이 통과되자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돈 천안시장과 김행금 의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의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 조직개편안을 제출한 박상돈 시장과 이를 감싸주기 바쁜 김행금 의장의 행태에 분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행금 의장을 향해 "의장은 개정안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미숙함을 넘어 초등학생 수준보다 못한 의사진행을 펼쳤다"며 "시민을 외면한 편법과 특권 남용을 남발한 김 의장의 행태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일 본회의 '회기 연장의 건' 투표 당시 ‘부결’됐다고 발표 후 다시 ‘가결’됐다고 정정하며 자질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박상돈 시장의 대규모 행정기구 개편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무리수를 뒀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번 본회의 처리 과정은 묵과할 수 없다"며 "박 시장은 조직개편안 제고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0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적 하자가 있는 조직개편을 강행하려는 천안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시가 조직개편 조례안 제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의회 규칙에 따르면 의안을 매 회기 시작 10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긴급한 의안은 예외다.

시는 지난달 8일까지 관련 의안을 담당 상임위인 경제산업위원회에 제출해야 했지만, 그 기한을 넘겼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했다. 담당 상임위와 사전에 심사 일정을 조율했다는 설명이다.

시는 "시민을 위한 안정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2500여 공직자가 시민 봉사자로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루속히 이번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천안시의회는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과 본회의 진행 중 드러난 의장 자질 논란, 그리고 최근 종합청렴도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 계속해서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천안시청 전경
천안시청 전경

공무원들 "의원들 기싸움 불필요"

조직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하며 시 행정부 연말 정기 인사가 무리 없이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시 공무원들의 반응이 차갑다.

시의원들 간 '기싸움'이 조직개편 추진에 제동이 걸릴 뻔했다는 이유에서다.

의원들의 불필요한 '자존심 세우기'로 정기 인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A씨는 "이해할 수 없는 의원들 간 다툼 때문에 조직개편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며 "반감을 갖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더 나은 행정을 위해 조직개편을 하려는 것인데, 의원들이 공무원 기강 잡기라도 나선 건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공무원 C씨는 "결과적으로 의원들의 갑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초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에서 시의원 갑질에 대한 설문조사도 했었는데, 여전히 변한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시 행정기구는 내년부터 6국 42과에서 8국 45과로 늘어난다.

기획경제국은 기획조정실과 전략산업국으로, 복지문화국은 복지정책국과 문화체육국으로 나뉜다.

또 일부 과를 신설하고, 소관 부서를 변경한다.

신설된 3개 과는 스마트도시추단, 민원여권과, K-컬처박람회추진단이다.

청년담당관은 기존 부시장 소관에서 기획조정실 소속 청년정책과로, 세정과는 행정자치국 소관에서 기획조정실 소속 세원관리과로 배치한다. 체육진흥과와 축구종합센터건립추진단은 기존 행정자치국에서 문화체육국 소관으로 이관한다.

일부 부서는 명칭이 바뀐다. 감사담당관은 감사관, 자치민원과는 자치분권과, 기후대기과는 기후에너지과로 변경한다.

이번 기구 변동에 따라 총 13명이 증원된다. 이 중 4급은 2명, 5급은 3명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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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2024-12-28 09:52:24
자리 만들기 해도 일은 제자리 성과는후퇴하는거아닌가오ㅡ? 잘해서 시민삶이 좋아져야. 시장 재판 끝나면 하세요. 시민이 주인인 천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