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대학직원, 하늘나라에서 시인 꿈 이루다
말기 암 대학직원, 하늘나라에서 시인 꿈 이루다
  • 최온유 기자
  • 승인 2013.06.0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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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故 김성호… 제86회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으로 시인 등단
말기 암과 싸우며 시인을 꿈꾸던 한 대학직원의 간절한 뜻이 결국 하늘나라에서 이뤄져 감동과 함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한남대 故 김성호 선생님과 학생들
소설 '마지막 잎새'와도 같았던 삶을 살다간 주인공은 대전 한남대학교 행정 직원이었던 故 김성호 씨.

한남대 총무인사팀, 시설관리팀 등에서 28년간 성실히 근무해온 김 씨는 평소 젊은 시절부터 틈틈이 시를 써온 문학청년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0년경 건강검진을 받던 중 병원 측으로부터 간암 선고를 받게 됐고, 간 이식 수술과 수차례의 항암치료 가운데도 그의 시에 대한 열정은 더욱 뜨거워만 갔다.

결국 김 씨는 지난해 명예퇴직 후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수차례 넘기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창작시로 승화시켰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동료 교직원들은 시인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줬고 지난 3월경 이들의 추천으로 투고한 총 5편의 詩가 ‘제86회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에 선정됐다.

당시 김 씨는 당선 소감을 통해 “시를 쓰기 시작한 지 꼭 40년 만에 등단하게 됐다. (중략) 말없이 말기 암 환자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연명하고 있는 나에게 끝없는 격려를 보내준 아내와 아이들, 병원 선생님들, 문학동인회에 감사드린다”며 한없는 기쁨과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김 씨는 8일 열리는 신인작품상 시상식과 시인 등단 행사를 한 달 앞둔 지난달 8일 향년 5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고, 유작이 된 5편의 시는 살아생전의 소감문과 심사평과 함께 '문학사랑 2013년 여름호(통권 104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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