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의원, 중소기업 대통령은 어디에?
박완주 의원, 중소기업 대통령은 어디에?
  • 김거수 기자
  • 승인 2013.09.2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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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밑 가시는 고사하고 부처 칸막이만 높여

중소기업 육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걸은 박근혜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중소기업청(중기청)의 불공정거래 의무고발권이 부처(部處)간 칸막이에 표류하고 있다.

▲ 민주당 박완주(천안을) 국회의원


민주당 박완주(천안을) 국회의원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의무고발을 위해 중기청이 추진하는 직제개편이 안전행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이해관계에 떠밀려 전담부서도 설치하지 못하고는 6개월째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중기청의 의무고발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들 사이에 공통적인 공약으로 제시된데 이어 국정과제보고를 통해 박근혜 정부 핵심 경제 민주화방안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과 함께 지난 3월 발표한 2013 경제정책방향에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정거래위 전속 고발권을 폐지하고 중소기업 등 경제적 약자 보호를 위해 불합리한 거래관행 개선’을 약속했다.

국회도 하도급거래, 독점규제, 대규모유통업, 가맹사업거래 등 4개 공정화 법 개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공정거래위원회가 단독으로 휘둘러 온 전속 고발권을 폐지하고 중기청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의무고발권 운영대책은 중기청의 대통령에 대한 업무 보고 이후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중기청이 의무고발권 운영을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한 사업은 지난 1월31일 실시한 단 1차례의 ‘수·위탁거래 현장실태조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담당자 워크샵’이 고작이다. 그나마 참여직원은 20명에 불과했다.

불공정 행위로 인한 피해 신고 접근성 확보를 위해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다양한 신고채널을 확대 설치하겠다고 발표됐지만 운영은 전무했다.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사무관 포함 3명에 불과해 추진의지조차 신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직제개편 방안도 허술하기 짝이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기청은 본청 중소기업정책국에 (가칭)거래조사과를 신설할 계획인데 정원은 15명에 불과하다. 공정거래위가 불공정 하도급거래 적발에만 국(局)단위 50여명의 정예 전담 조사인력을 운영하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기청의 이 같은 허술한 운영계획은 개정 법률이 시행되는 내년 1월이 되어서도 전담부서 운영조차 요원하다. 공무원 정원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에 2014년도 정기직제(소요정원) 개정수요를 지난 5월에야 제출했지만, 부처 간 칸막이에 막혀 협의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다. 당연히 내년부터 필요한 인건비와 필수경비조차 정부예산안에 한 푼도 반영되질 않았다.

특히 일명 ‘상생법’에 따라 중기청은 하도급 불공정행위에 대해 당장이라도 조사가 가능하지만, 전담인력이 부족하다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그동안 청와대보고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중기청에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 의무고발요청권의 차질 없는 행사를 약속했지만, 진실은 전담직원 3명이 고작이었다.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구체적 대책도 세워 놓지 않아 운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지만 아직도 주먹구구인 실정이다.

중소기업청장으로는 처음 국무회의에 참여한 한 청장은 제14회부터 최근 34회까지(35~39회는 회의록 미공개) 불공정거래 의무고발권을 운영하기 위한 부처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체했지만 손톱 밑 가시 뽑기는 고사하고 부처 칸막이만 높이는 상황이 됐다”며 “중소기업에 경제민주화는 사라져 가고 창조경제는 실체가 없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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