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사랑하는 수험생 여러분. 이제 내일이면, 그토록 길고 길었던 여정의 결실을 맺는 날이 다가옵니다. 새벽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문제집을 넘기고, 늦잠으로 아침밥도 거른 채 대충 묶은 머리로 등교하던 날들.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서 자책하기도 하며 정체 모를 불안과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이해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 힘든 와중에도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웃던 늦은 귀갓길, 좋은 시험 점수를 부모님께 자랑하던 뿌듯한 순간들까지. 그 모든 순간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여러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수능은 단순히 성적만을 가르는 시험이 아닙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과정의 증거이자 스스로를 믿는 연습의 마침표입니다. 그러니 이 날은 두려움보다 자신감을 품으세요. 자기 자신을 믿으세요. 여러분은 이미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며 성장했습니다. 그날 하루만큼은 대한민국 누구보다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후에는 무엇보다 자신을 충분히 칭찬해 주세요. 또 하나, 이 날의 성적표가 여러분의 인생을 결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은 길고 긴 인생 중, 겨우 첫 번째 터널을 지나왔을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는 수능 시험 성적보다 여전히 더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시험 당일,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볼 수 있길 바라며 몇 가지 당부합니다.
전날에는 새로운 문제를 억지로 풀기보다, 그동안의 기록을 차분히 되돌아보세요. 익숙한 노트 한두 장만 보며 마음을 다스리면 좋습니다. 공부를 마친 뒤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세요. 아침에는 너무 무겁지 않게, 평소처럼 먹던 음식을 드세요. 낯선 선택보다는 익숙한 습관이 불안을 잠재워 줍니다.
시험장에서는 자신이 해온 루틴을 믿으세요. 문제를 푸는 순서나 방식은 새롭게 바꾸지 마시고 늘 해오던 방식 그대로 하면 됩니다. 혹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마세요. 그 문제는 여러분만 어려운 게 아니라 모든 수험생이 똑같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숨을 고르고 천천히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학부모님들께도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학부모 여러분의 헌신과 기다림, 그리고 묵묵한 응원이 수험생들을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수능은 자녀의 시험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님의 헌신과 인내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매일 교실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수업과 생활지도를 병행하며, 때로는 상담자로, 때로는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품어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학생들이 무사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선생님도 마음속으로 함께 시험을 치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 뜨거운 마음을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수험생 여러분,
세상은 성적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과 책임감, 열정으로 움직입니다. 혹시 이번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낙담하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 실패는 잠시 숨을 고르는 과정일 뿐, 여러분의 꿈을 멈추게 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충남의 모든 교육 가족이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11월 13일, 여러분이 시험장 문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볼 때,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이병학 충남교육혁신연구소』 소장 이병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