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무효 가능성 열어둬… 부정선거 주장과는 선 긋기"
- 로그 기록·출력 이력 검증 요구… 선관위 해명 주목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에 실패한 최민호 세종시장이 개표 과정의 절차적 오류를 지적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선거 결과 승복과는 별개로, 공식 선거 문서에 치명적인 날짜 오류가 반복해서 나타난 만큼 국가 공적 절차의 투명성을 위해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최 시장은 18일 세종시청 정음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는 결과만큼이나 절차와 과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다"며 "시민과 개표참관인들로부터 제보받은 일부 투표구의 개표상황표 날짜 표기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청을 제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장에서 최 시장이 공개한 일부 투표구의 개표상황표 자료를 살펴보면, 상단 '투표지 분류 개시 시각'에 실제 선거일(6월 3일)보다 20여 일 앞선 '2026년 5월 12일'이라는 날짜와 시각이 인쇄되어 있다.
반면 해당 문서 하단의 선관위원장 개표상황 공표 시각은 실제 선거 당일이자 개표일인 '2026년 6월 3일'로 수기 기재돼 있어 상·하단의 날짜가 서로 맞지 않는 모순을 보였다.
최 시장은 "5월 12일은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확정일로 알고 있는데, 이날 후보자별 투표지가 분류되었을 리는 만무하다"며 "개표상황표는 선거 결과의 근거가 되는 핵심 문서인데, 왜 개표일과 전혀 무관한 날짜가 인쇄되어 있고 이 문서가 그대로 사용되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최 시장 측에 따르면 이러한 날짜 오류 표기는 특정 투표구 한 곳이 아니라 조치원읍 제3투표소, 도담동 제2투표소, 소담동 제3투표소, 제2선거구(관외 사전투표) 등 세종시 내 여러 투표구의 개표상황표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취재진은 '이번 소청이 선거 무효를 전제로 한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현재로서는 어떤 상황에서 이런 표기가 발생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당락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경위 확인 결과에 따라 '선거 무효'를 요구하는 취지까지 포함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접수 경위에 대해서는 "소청 접수 마감일이었던 17일 오후에 관련 사진을 처음 제보받았다"며 "선관위에 별도로 질의하고 답변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우선 중앙선관위가 해당 경위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취지로 마감 직전 소청을 긴급히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수 성향의 일부 단체들이 지속해서 제기해 온 조직적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최 시장은 "관련 집회나 주장들은 알고 있지만, 이번 소청은 그러한 주장들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 확인이며, 단순 오류인지 시스템상의 문제인지 투명하게 검증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무리하며 세종시민과 선관위를 향해 엄정하고 투명한 대처를 당부했다.
그는 "선거 업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절차 중 하나로, 문서 한 줄, 시각 1분 1초까지도 정확해야 국민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며 선관위가 보유한 관련 전산기록, 개표관리시스템 로그, 투표지분류기 운영기록, 출력 이력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와 낙선자 윤곽이 모두 나온 시점에서 터져 나온 이번 '개표상황표 날짜 오류' 파문은 중앙선관위의 공식 해명과 검증 결과에 따라 지역 정가는 물론 향후 선거 신뢰도 논쟁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