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동물처럼 상황 판단"...피지컬 AI 로봇 개발
KAIST "동물처럼 상황 판단"...피지컬 AI 로봇 개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7.1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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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스스로 움직임을 선택해 장애물을 빠르게 넘는 기술
로봇이 스스로 움직임을 선택해 장애물을 빠르게 넘는 기술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계단에서는 스스로 보행 방식을 바꾸고 넓은 틈은 단숨에 뛰어넘는 등 사람이나 동물처럼 주변 환경을 인식해 최적의 보행 전략을 스스로 결정하는 똑똑한 사족보행 로봇이 등장했다.

하나의 통합 제어기로 걷기, 달리기, 점프 등 다양한 고난도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 로봇 기술은 향후 재난 수색과 국방 등 극한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 연구팀이 하나의 제어기 안에서 다양한 보행 기술을 실시간으로 선택 및 전환하며 실제 야외 험지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핵심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기존 사족보행 로봇은 평지를 빠르게 달리거나 단순한 장애물을 넘는 기술은 우수했으나 여러 장애물이 섞인 실제 야외 환경에서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동작별로 제어기를 개별 운영해야 해 지형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 사전학습 기반 트랜스포머 강화학습(APT-RL)’ 제어기술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로봇이 다양한 보행 기술을 미리 익혀둔 뒤 실제 지형과 속도에 맞춰 이를 자유롭게 조합해 활용하도록 돕는다.

특히 연구팀은 실제 동물이나 사람의 모션캡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로봇 동역학과 궤적 최적화 등 모델 기반 방법론을 적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 15.5시간 분량의 고품질 보행 학습 데이터를 단 8분 만에 생성해 냈다.

이 데이터는 로봇이 안정적인 이동 기본기를 익히는 ‘운동 교본’ 역할을 하며, 이후 강화학습 단계에서 복잡한 지형에 맞는 움직임을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내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트랜스포머 기반 신경망은 대규모 보행 데이터 속 움직임 패턴을 찾아내 제어에 활용 가능한 압축된 표현으로 정리하는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개발한 제어기술을 자체 제작한 사족보행 로봇 ‘KAIST 하운드(HOUND)’에 탑재해 실제 야외 환경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하운드는 깊이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를 결합해 지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했다. 아울러 세밀한 근거리 형상을 보는 깊이 카메라와 원거리 정보를 빠른 주기로 얻는 라이다의 장점을 합쳐 고속 주행 중에도 장애물 극복 능력을 극대화했다.

실험 결과 하운드는 계단과 잔디뿐만 아니라 쓰러진 나무와 노출된 뿌리가 가로막은 비정형 숲길에서도 보행 방식을 스스로 전환하며 안정적으로 이동했다.

특히 장애물이 혼재된 험지 주행 중에는 순간 최고 초속 6m(시속 약 22km)라는 놀라운 속도를 기록해 빠른 이동성과 뛰어난 안정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로봇은 지형 높낮이와 목표 속도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트롯(대각선 다리를 교차하는 보행)’과 역동적이고 빠른 ‘바운드(앞·뒷다리를 모아 뛰는 도약 보행)’를 스스로 선택해 점프와 착지 동작을 하나의 제어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 냈다.

이와 함께 고속 야외 주행 시 발생하는 충격과 진동으로 인해 라이다 센서 등의 측정값이 흔들리는 기술적 난제도 해결했다. 연구팀은 구동 안정성을 높이고 라이다에 전달되는 충격을 감쇄하는 ‘진동 저감 구조’를 설계·적용해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다.

박해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족보행 로봇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지형을 스스로 인식해 맞춤형 보행 전략을 실시간 선택·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독보적인 성과”라며 “향후 재난 현장 인명 수색, 국방 임무, 산업시설 점검 등 험난한 환경에서 피지컬 AI 기반 보행 로봇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중추적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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