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가득한 교정, 그보다 향기로운 사람들
꽃향기 가득한 교정, 그보다 향기로운 사람들
  • 편집국
  • 승인 2005.09.02 14:4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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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여고 동문회

   
▲ 충남여고 동문회
대전에서 충남여고를 나왔다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바로 ‘모범생’. 흐트러지지 않고 단정한 모습의 충남여고는 그만큼 입지가 탄탄하다. 30여년이 넘도록 목동 언덕길에서 자리를 지키며 명문학교로써 여성교육의 초석을 마련해온 충남여고 동문회를 만나본다. <편집자 주>

1971년 1회 졸업생과 72년 2회 졸업생을 배출할 때만 해도 충남여고는 ‘여고’ 가 아니라 여학생 4학급 남학생 4학급의 남녀공학이었다.

성적순으로 남학생 100등 여학생 100등을 교문옆에 대자보로 붙여 놓았으니 그 때의 향학열을 하버드와 견주랴.

4년 정도의 짧은 공학기간동안 아카시아 만개한 교정에서 낭만과 꿈을 키웠다고 하니 ‘추억이 아카시아를 키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이 남녀공학이었지 남녀가 탁구를 치는 것만 선생님에게 들켜도 몇일을 근신했다고 하니 알만하다.

1970년대는 통금사이렌이 울리고 학생은 빵집출입이 금지될 때니까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성 친구는 꿈에서도 생각 못할 일.

하지만 더욱 낭만적인 고백이 있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짝사랑하는 그 애의 이름을 적어 보내는 것만으로도 몇 날을 잠 못 이루는 소녀의 감성과 아름다움이 있던 바로 그 시절이다.

4월이면 만개하는 꽃들로 화원이라는 착각이 드는 교정 탓일까? 충남여고인들에게는 향기가 난다.

그녀들의 동문회는 현수막을 내걸거나 또는 카메라 셔터가 화려한 외부적 활동보다는 정으로 뭉친 동문회 활동을 하고 있다.

동문이 참석해서 함께 추억을 나누고 지난날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2005년 최첨단 시대를 사는 재학생 후배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수능시험 바로 전에 동문회에서 직접 마련한 초콜렛을 전달하는 것. 여기까지는 다른 동문회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녀들은 직접 학교로 찾아가 따뜻한 격려를 전해준다.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모두 잘 될 거라고 말하는 선배가 있다는 일.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번 여름 무더위에는 깜짝 수박파티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충남여고의 젊은 동문회의 활약이 기대된다.

충남여고에는 3자매 운동이 있다.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그녀들만의 독특한 자매결연.

1학년 1반의 1번과 2학년 1반의 1번, 그리고 3학년 1반의 1번이 자매로 묶어지는 이 독특한 행사는 언니와 동생이 없는 요즘아이들에게는 호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이런 가족적인 학교이니 동창회도 뭔가 다른 것 같다.

봉사활동도 참으로 독특하다. 수능시험이 끝난 고3 학생들 100명에게 자원을 받아 강당에서 모여 나이든 동문회 언니(?)들과 함께 김장을 담고, 불우시설에 직접 가서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사랑의 뒤뜰 캠프를 열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감자를 캐고 염색 체험을 하는 등 자연 속에 흠뻑 젖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왔다.

그리고 충남대 의과대학 정신과 신윤오 교수를 초청하여 여고생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마음의 문을 열고 상담 신청을 하는 학생도 아주 많았다고.

이모같이 엄마같이 때로는 친언니 같이, 동문 간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해져 더욱 값진 행사가 되었다. 이런 멋진 경험들이 학교를 다니는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충남여고 동문회는 재학생에게 동문의 사랑을 아주 친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미래의 동창회를 이끌어갈 재학생들에게 아름다운 동문의 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받은 사랑을 다시 베푸는 그녀들을 기대하며 충남여고 동문회는 오늘도 조건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다. 단지 같은 학교교정에서 같은 꿈을 꾸었다는 이유만으로…. 

 / 안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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