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이 신규 환자 확보를 위해 '분원 건립'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국대 세종치과병원과 단국대 세종의원은 지난 22일 세종시 어진동 단국빌딩에서 개원식을 갖고 28일부터 본격 진료에 들어갔다.

단국대 세종의원은 소화기내과·신장내과·소아청소년과·영상의학과를 개설하고, 내시경검사실·인공신장실·건강검진센터 등을 운영한다.
단국대 세종치과병원은 구강악안면외과·치주과·소아치과·치과교정과·치과보철과 등 5개 진료과목을 개설했으며, 입원실(5개 병상)·수술실·회복실 등을 갖췄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치과대학’ 브랜드를 앞세워 세종에서 새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국대 세종의원이 ‘부족한 의료 인프라 해소를 통한 의료 안전망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세종지역 개원의들은 종합병원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서울대병원도 지난 2013년 7월 세종시에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진출했으나 2년 6개월 만에 포기했던 만큼 단국대 세종의원이 제자리를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국대 세종의원 역시 서울대병원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운영했던 세종시립의원은 조치원읍에 위치해 정부청사 공무원들의 접근성이 떨어졌지만 단국대 세종의원은 정부청사와 인접해 있어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개원의는 “단국대세종의원은 말 그대로 종합병원급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개원의와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충남대병원은 지난 4월 25일 세종 도담동 세종충남대학교병원 건립부지에서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기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총사업비 2680억 원이 투입되는 세종시의 첫 종합병원이다.
부지 동쪽의 방축천변과 서쪽의 오가낭뜰 등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지하 3-지상 11층, 5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지하 2층엔 장례식장과 주차장이, 지하 1층에는 응급의료센터가 각각 들어선다.
송민호 충남대병원장은 기공식에서 “특성화된 진료, 통합과 협진, 차세대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해 새 병원이 대한민국의 행정수도를 대표하는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을지재단도 '경기 북부지역 내 최대 규모 병원' 설립을 목표로 지난 2월 17일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에서 을지대학교 의정부 캠퍼스와 부속병원 기공식을 가졌다. 을지대 의정부캠퍼스 부속 병원의 병상규모는 1234병상에 달한다. 이 병원은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지어지며, 지하 3-5층에는 1200여 대 규모의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지하 1층에는 응급센터와 중앙진료부 등이 각각 들어선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도권 뿐아니라 지역의 대형병원들이 환자 유치를 통한 수익 증대를 위해 경쟁적으로 분원 및 부속병원 건립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의료 인프라 확충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