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명분 없는 ‘충남대전행정 통합', 누구를 위한 지방분권인가?
[특별기고] 명분 없는 ‘충남대전행정 통합', 누구를 위한 지방분권인가?
  • 유규상 기자
  • 승인 2026.02.10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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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설계 없이 ‘정치적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 개탄스러워
아산시의회 박효진 의원

[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대전·충남 행정 통합 추진이 시·도민의 실질적인 동의와 치밀한 설계 없이 ‘정치적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 중부권 거점도시 조성이라는 국가균형발전 명분을 걷어내면, 그 안에는 불공정한 법안 구조와 정치적 계산기만 남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충(大忠)’스러운 졸속 추진과 행정 혼란은 통합 명칭을 두고 ‘충남대전통합특별법’과 ‘대전통합특별시’라는 말장난 같은 타협안이 오가는 것만 봐도 이번 통합이 얼마나 급조되었는지를 방증한다.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진행되는 졸속 통합은 결국 행정 체계의 마비와 혼란만을 초래할 뿐이다. 백년대계를 내다봐야 할 행정 구역 개편이 정치인들의 임기 내 성과를 위한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은 없고 ‘지방 대통령’ 꿈꾸는 권력욕만 남았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가장 소외된 것은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충남 도민과 대전 시민이다. 시민들의 의견 수렴은 뒷전인 채, 정치인들이 지방분권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거대 자치단체장’이라는 권력의 장터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통합은 그 어떤 혜택도 시민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다.

통합특별법안 대비표

낙후 지역의 소외와 지역 갈등의 불씨 통합이 되면 인구 소멸 지역의 인프라가 개선될 것이라 선전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가능성이 크다. 거대 도시로의 자원 집중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며, 천안·아산 등 특정 지역 내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실세 모시기’와 같은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이 아니라 지역 내 또 다른 계급화를 낳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광주·전남과의 형평성 및 법안의 부실함 다른 지역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대전·충남의 통합 법안이 지닌 불공정성과 부실함은 시·도민의 자존심을 꺾고 있다. 과거 강력히 반대하던 세력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과대 포장'된 통합안을 밀어붙이는 저의는 무엇인가. 포장지만 화려한 선물 상자 속에 알맹이가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통합은 잠시 멈추고 도민과 시민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지금 필요한 것은 ‘충전’이나 ‘대충’ 같은 이름 짓기 놀이가 아니다. 통합이 시민의 삶에 어떤 구체적인 이득을 주는지, 낙후 지역의 소멸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통계와 근거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 정치적 야욕을 내려놓고 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한, 이번 통합 시도는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며 결국 실패한 정치 실험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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