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 하나의 울림이 되기까지, 10년의 서사를 펼치다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 하나의 울림이 되기까지, 10년의 서사를 펼치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6.06.22 0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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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단 10주년 기념 제9회 정기연주회 현장을 가다
- ‘꽃 피다’, ‘길을 걷다’, 그리고 ‘꿈을 꾸다’
- 특별출연과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 연대와 환희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유월의 주말 20일, 세종예술의전당은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내는 깊은 감동과 열기로 가득 찼다.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

세종특별자치시를 대표하는 전문 여성 음악단체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개최한 제9회 정기연주회 현장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기념 음악회를 넘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하모니의 역사를 되짚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는 서사적 무대로 꾸며져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은 2016년 2월, 음악을 사랑하고 품격 있는 문화를 나누고자 하는 열정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아름다운 소리(Bella Voce)’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정제된 사운드와 섬세한 하모니, 그리고 무대 위에서 빛나는 예술적 표현력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 왔다.

그동안 제9회에 이르는 정기연주회는 물론, 호수공원 수변 음악회, 세종축제, 세종메세나 콘서트,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나눔 음악회 등 지역사회 곳곳에 온기를 전하며 명실상부한 세종시 대표 여성합창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사 하는 신선희 단장

이날 무대에 앞서 신선희 단장은 “돌이켜보면 우리의 시작은 아주 작은 떨림이었고, 한 송이 꽃처럼 조심스럽게 피어나기 시작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한 번의 공연에 그치지 않고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로의 목소리에 기대어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다시 일어서며 여기까지 걸어온 여정 자체가 하나의 위대한 음악이었음을 고백하는 환영사였다.

구병래 지휘자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이끌림, 그리고 김소희 반주자의 섬세한 손끝에서 울려 퍼진 선율은 단원들의 목소리를 더욱 빛나게 만들며 무대의 완성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신선희 단장은 "지나온 10년이 서로의 결을 지켜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는 노래가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의 작은 울림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다시 살아갈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기념음악회는 김병재 아나운서의 사회로 10주년의 의미를 세 가지 핵심 테마로 나누어 한 편의 서사시처럼 구성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김병재 아나운서의 사회

첫 번째 무대의 주제는 ‘꽃 피다(시작)’였다. 김소월의 시에 이현철이 곡을 붙인 ‘산유화’로 포문을 열었다.

자연 속에서 피고 지는 꽃의 이미지를 통해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의미를 담아낸 서정적인 선율은 연주회의 문을 차분히 열며 관객의 감성을 깨웠다.

이어 조동화 시, 윤학준 곡의 ‘나 하나 꽃 피어’가 울려 퍼졌다.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메시지는 단원들의 맑고 순수한 소리를 타고 개인의 존재 가치와 희망을 노래하는 본격적인 이야기로 이어졌다.

두 번째 테마는 ‘길을 걷다(성장)’로 연결되었다. 지나간 시간과 사랑, 그리고 잊지 못하는 인간의 그리움을 섬세하게 풀어낸 조혜영 곡의 ‘못잊어’는 삶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상실을 성장의 정서적 기반으로 승화시켰다.

이어진 전인권 작사/작곡의 ‘걱정 말아요 그대’는 힘든 시간 속에서도 서로를 위로하며 희망을 전하는 노래였다. 따뜻한 가사와 편안한 멜로디가 합창단의 풍성한 화성과 만나 객석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마지막 테마인 ‘꿈을 꾸다(비전)’에서는 도달한 성숙과 미래를 향한 시선을 담았다. 이수인 시/곡의 ‘내 맘의 강물’은 깊고 고요하게 흐르는 내면의 평화를 그렸고, 푸시킨의 시에 김효근의 서정적인 선율이 더해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지나온 시간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합창단의 새로운 비전처럼 당당하고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합창단의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특별 출연진의 무대 또한 공연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구병래 지휘자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이끌림, 그리고 김소희 반주자와 함께

슈틸레앙상블은 프랑크 레하르의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 중 주요 선율들을 모아 화려한 무도회 분위기의 왈츠와 경쾌한 행진곡, 로맨틱한 멜로디를 선보이며 오페레타 특유의 유쾌함과 우아함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뮤지컬 배우 강승완은 전율 돋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뮤지컬 ‘영웅’의 대표 넘버인 ‘영웅’을 통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안중근 의사의 굳은 신념과 뜨거운 의지를 힘찬 선율로 토해냈고, 영화 ‘신의 악단’ 중 ‘광야를 지나며’를 통해 끝없는 시련과 외로움 속에서도 빛을 향해 나아가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연의 피날레는 Mac Huff가 편곡한 뮤지컬 ‘맘마미아’ 하이라이트 메들리였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바(ABBA)의 명곡들이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재해석되었다.

꿈과 사랑, 추억, 그리고 음악이 주는 행복을 경쾌하게 담아낸 무대는 단원들과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노래하는 삶의 기쁨 그 자체를 증명해 보였다.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의 창단 10주년 기념 연주회는 단순한 음악적 기량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을 보내준 후원업체와 관계자들의 따뜻한 손길,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온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과 헌신이 만들어낸 ‘우리 모두의 울림’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무대를 마친 합창단은 오늘의 자리에 함께해 준 관객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바로 우리의 노래를 완성해 주는 또 하나의 목소리라며 고개 숙여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시대와 공간을 넘어 울림을 전하는 ‘품격 있는 소리’로 걸어온 지난 10년. 이제 세종벨라보체여성합창단은 지나온 성장의 길을 디딤돌 삼아, 다가올 미래를 향해 다시 한번 사람의 마음을 잇는 노래를 약속하고 있다.

그들이 함께 걸어갈 다음 1년0의 하모니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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