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작동하는 우대 정책의 3대 문제점도 날카롭게 분석
- 단 1원의 예산이라도 지역 내에서 선순환하도록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제10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열린 본회의장. 다정동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란희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박 의원은 민선 5기 출범 이후 추진되고 있는 재정 혁신 과정에서 장애인, 여성기업 등 사회적 약자 기업을 위한 ‘가치 소비’의 본질이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질적인 ‘공공구매 체계 혁신안’을 세종시와 시교육청에 강력히 제안했다.
박 의원은 먼저 세종시의 독특한 도시 환경과 공공조달의 한계를 짚었다. 세종시는 도시가 조성되면서 공공 발주 물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다른 광역지자체에 비해 관내 사회적 기업의 양적·질적 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 의원은 “사회적 기업의 약화는 결국 향후 더 큰 복지 비용 지출로 돌아온다”며, “진정한 재정 혁신은 무조건적인 예산 긴축이 아니라, 공공조달의 사회적 책임을 동반하는 지출 합리화에 있다”고 꼬집었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우대 정책의 3대 문제점도 날카롭게 분석됐다.독점 및 위장 기업의 편취: 관내 요건을 갖춘 기업 수가 적다 보니 소수 업체에 수의계약이 몰리고, 대표자 명의만 약자로 등록해 혜택을 가로채는 ‘무늬만 약자기업’이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의 행정 기피: 감사 지적과 위험 관리에 부담을 느낀 계약 담당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가치 소비 대신 행정적으로 안전한 나라장터 ‘일반 경쟁 입찰’만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업종의 경직성: 조달 참여 영역이 여전히 소모품 납품 등 과거의 저부가가치 업종에만 정체되어 있어, 시대 변화에 맞춘 신규 업종 발굴이 시급하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네 가지 개선 방안을 공론화했다.
하나, 적극행정을 통한 신규 업종 발굴과 다변화 ▶계약 부서와 사업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사회적 약자가 진입하기 좋은 신규 업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단계별 안착을 도와야 한다.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구매 물품과 용역의 종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둘, ‘발주 전 관내 기업 우선구매 사전검토제’ 의무화 ▶계약 의뢰 전에 약자 기업 제품의 대체 가능성을 반드시 검토하고 확인서에 의무 서명하도록 하는 제도다. 박 의원은 최근 전국 단위 긴급 입찰로 진행된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 사업’을 예로 들며, 사전 검토가 있었다면 관내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으로 훌륭히 육성되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셋, 용역 분할 발주 및 자체 시스템 연계 ▶영세 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규모 용역을 권역별·기능별로 쪼개어 발주하는 내부 기준을 세워야 한다. 동시에 세종시 자체 시스템인 ‘따사누리’ 등과 연계해 공무원들의 행정 편의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
넷, ‘세종시 지역 기여도’ 및 ‘실제 고용률’ 평가 지표 반영 ▶대형 입찰을 전국으로 개방하더라도, 주소지만 둔 위장 기업을 걸러내기 위해 '실제 세종 시민을 얼마나 고용하는가'를 정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관내 기업 연합체의 공동 수급 우대 조항을 꼼꼼히 배치해 실질적인 혜택이 시민에게 돌아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박란희 의원은 “재정 효율화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외면이나 시혜적 복지로의 후퇴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일수록 단 1원의 예산이라도 지역 경제 내에서 선순환하며 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생산적 가치 소비’에 쓰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긴축 재정의 파고 속에서 세종시가 상생의 힘으로 사회적 가치를 지켜내는 모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박 의원이 던진 화두에 세종시와 교육청이 어떻게 응답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