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처음 발견된 이후 약 250년간 난제로 남아 있던 뇌 속 노폐물 배출의 첫 관문인 지주막 통과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 및 홍선표 연구위원 연구팀이 뇌척수액이 뇌막을 통과해 림프관으로 유입되는 미세 배출구인 ‘지주막 소창’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뇌는 대사 과정에서 끊임없이 노폐물을 생성하며, 이는 뇌척수액에 실려 목 림프절로 배출된다.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 등 신경독성 단백질이 축적돼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한다.
연구진은 2019년과 2024년 뇌하부 및 비인두 림프관 경로, 2025년 얼굴 피부 아래 배출 경로를 연이어 발표했으나 질긴 지주막을 뇌척수액이 어떻게 통과하는지는 1787년 뇌막 림프관이 처음 보고된 이후 해결되지 않은 난제였다.
연구팀은 3차원 면역형광 이미징과 주사전자현미경(SEM) 분석을 통해, 후각망울을 둘러싼 지주막에 평균 직경 4.5㎛의 불연속 미세 구멍인 ‘지주막 소창’이 조밀하게 분포해 있음을 확인했다.
형광 추적물질 주입 실험 결과, 뇌척수액이 지주막 소창을 빠져나와 코 안쪽 림프관과 사골판을 거쳐 목 림프절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통합적 배출 경로가 구조적·기능적으로 입증됐다.
이 구조는 영장류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포착돼 사람의 뇌 청소 기전 연구에도 직결된다.
연구팀은 노화에 따른 배출 기능 저하의 구조적 원인도 명확히 밝혀냈다.
노화 생쥐 분석 결과 지주막 소창의 크기와 개수가 50~60% 감소하고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 면적은 58%, 사골판 중앙부 구멍 면적은 64% 축소되는 등 경로 전체가 퇴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화 생쥐의 비강 내에 림프관 성장인자인 ‘VEGF-C’ 유전자(AAV9 바이러스)를 전달한 결과 후각망울 주변 뇌막 림프관이 2~3배 재생되면서 뇌척수액 배출량이 젊은 생쥐 수준으로 회복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코 안쪽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규영 단장과 홍선표 연구위원은 “뇌 노폐물 배출의 시작점부터 목 림프절까지의 연결 구조를 통합 규명한 성과”라며 “앞으로 영장류 및 인체 조직 연구로 확장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 전략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