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기고]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18.02.07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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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대학교 교양융합학부 서용모 교수

옛날에 어린 목동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목동은 매일같이 혼자서 많은 양을 돌보다보니 단조롭고 지긋지긋한 일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일을 찾던 중 묘한 꾀를 내게 되었습니다. 산비탈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들에게 늑대가 나타나 위협을 하고 있다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마을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쳤습니다.

유원대학교 교양융합학부 서용모 교수

 깜짝 놀란 마을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너나 할 것 없이 양들이 잇는 산비탈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달려간 곳에는 목동이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습니다. 이러기를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목동은 마을사람들이 허겁지겁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곳으로 달려왔으나 매번 허탕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양들을 돌보고 있는 목동 주변에 늑대가 진짜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 늑대를 본 목동은 예전처럼 마을사람들을 향해 늑대가 나탔다고 소리를 쳤지만 마을사람들은 들은 척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늑대의 공격으로 목동이 돌보고 있는 양들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목동은 슬픔에 젖어 마을의 어른을 찾아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 진실을 이야기해도 귀 기울이지 않게 된다.” 어린 목동은 재미삼아 한일들이 결국 자신에게 큰 손해를 끼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소년과 늑대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말들 행동 등을 진정성이 결여된 상태로 대하다보면 결국 그 결과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말했습니다. “네가 나에게 거짓말을 해서 속상한 것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너를 믿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속상하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다양한 조직 속에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통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고 그를 통해 발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이 어린 목동의 철없는 말 한마디가 결국 자신의 진정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자신의 자원마저 손실이 발생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국 관계의 연속성을 통해 자신의 꿈도 비전도 그리고 미래도 펼쳐나가고 싶어 합니다. 주어진 조직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 니체가 이야기한 것과 같이 관계를 단절시키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경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부분에서도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수많은 거짓과 위선 그리고 위장이 숨어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마치 국민을 위한다며 숙였던 모습을 만들기 위해 관계형성을 접근하지만 그들의 목적이 달성되면 국민을 위해 허리를 숙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에게 유리한 표가 없는 유권자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손해를 보고 고객을 위해 봉사한다고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고객들은 마지못해 장바구니에 그들의 물건을 담고 있습니다. 기업인들의 메시지는 더 이상 신선하고 참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늘 고객 우선주의라는 명분을 앞장세워 고객을 위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게 손을 내밀고 있으며 내일도 또 손을 내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을 반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들의 다양한 성과를 위한 접근방법입니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기업과 주주 그리고 고객과의 내적 및 외적 신뢰의 구축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을 생각한다고 하지만 결국 고객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기업과 그들과 연결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에만 집중되어 고객들이 손실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객으로부터의 신뢰는 결국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함에 있어서 기업은 경영자원을 확보하고 그에 대한 로열티를 강화시키고 유지하는 전략으로 삼게 될 수 있습니다. 비단 신뢰는 기업 외부적 환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 환경도 중요합니다. 고객만을 너무 중요하게 여긴 나머지 내부 고객 즉, 종업원에 대한 신뢰 역시 중요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종업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던 시절은 이미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부 고객의 만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신뢰기반이 일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창출하여 우수한 성과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옛날 선인(先人)들도 이와 같은 신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신뢰의 출발은 바로 정직(正直)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양치기 소년처럼 정직하지 못하고 자신의 즐거움(성과)을 위해 행동한 결과 신뢰도 잃고 자원도 잃게 되었습니다.

 논어(論語)의 옹야(雍也)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人之生也(인지생야) 直(직)하니 罔之生也(망지생야)는 幸而免(행이면)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기를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야한다. 그렇지 못하는데도 살아가고 잇다는 것은 다행히 죽음을 면한 것이다. 공자는 바르게(直) 살아야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바르지 못했는데 잘 나아가는 것은 지금은 한숨을 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의 지금의 행복은 훗날의 닥쳐올 과업이 되는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고객을 유치하더라고 훗날에는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이와 같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기도 한다. 

또 공자는 자장(子張)편에 子夏曰君子(자하왈군자) 信而後勞其民(신이후로기민) 未信則以爲厲己也(미신칙이위려기야) 信而後諫(신이후간) 未信則以爲謗己也(미신칙이위방기야)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는 관리자는 결국 신뢰를 통해서 아랫사람을 부려야한다. 만일 신뢰를 얻지 못한 채로 사람을 부리면 자기를 괴롭힌다고 의심을 받는다. 신임을 얻은 다음에 윗사람에게 충고해야한다. 

만일 신임을 얻지 못한 채로 바른 소리를 하면 윗사람은 자기를 비판하는 줄 의심을 한다. 이 단순한 진리는 동서고금을 떠나서 정치나 경제 및 경영분야를 막론하고 통용됩니다. 정치인은 시민들로부터 심임을 받아야하고 기업은 (내부 및 외부)고객으로부터 신임을 얻어야만 지속가능한 환경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특정시기에 특정장소에 출현하여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이미 구축되어 있습니다. 

기업은 수많은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구매를 위한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속의 광고로 고객들은 판단하게 되고 구매하게 됩니다. 잠깐 보여준 실체가 고객들은 모두가 사실이라고 믿게끔 유염 연예인들을 동원하기도 하고 우리 소시민들을 등장시켜 감동을 유발하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고객들 시민들 마음속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성인(姓人)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철학자인 묵자(墨子)도 수신(修身)편에 나오는 내용으로 알 수 있습니다. 務言而緩行(무언이완행),雖辯必不聽(수변필부청) 多力而伐功(다력이벌공),雖勞必不圖(수노필부노). 慧者心辯而不繁說(혜자심변이부번설),多力而不伐功(다력이부벌공),此以名譽揚天下(차이명예양천하). 言無務爲多而務爲智(언무무위다이무위지),無務爲文而務爲察(무무위문이무위찰), 故彼智無察(고피지무찰),在身而情(재신이정),反其路者也(기로자야). 말하는 데에는 힘쓰면서 실행하는 데에는 느리다면 결국 허공이 되고 비록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들어주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다.

 능력이 많아도 그 공을 자랑하면 비록 수고를 한다하더라도 반드시 함께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름은 반드시 마음속으로 말을 잘할지라도 번거로이 말하지 않고 능력이 많다하더라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명예가 천하에 드날리게 되는 것이다. 무릇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데 힘써야 하며 자신을 드러내는데 힘쓰지 말고 살피는데 힘써야한다. 그러므로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잘 살피지 아니하여 자신에 대하여 태만해지며 이것은 그가 힘써야 할 일에 거스르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고래(古來)부터 서로 간의 신뢰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인에게 혹은 기업에게서 나타나는 진정성은 결국 그들이 보여주는 메시지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들어내지 않는 검은 마수(魔手)는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진리를 기업들은 일찌감치 감지하여 시장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표방하고 고객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IT 기업인 휴렛패커드(Hewlett Packard , HP)의 최초 외부영입 최고 경영자인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는 신용과 신뢰를 기반을 둔 경영 메시지를 실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피오리나는 모든 HP인들이 서로 솔직하고 성실하게 대하면서 타인의 신임과 충성을 확보하기를 원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기업 내부적인 신뢰를 강력하게 구축하게 되어 최고의 직업윤리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신뢰는 최고의 선(善)이라는 메시지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경영에 있어서도 어려운 상황도 솔직하게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잠시 힘든 상황을 극복하여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피오리나가 이야기한 신뢰는 개개인의 성품이 아니라 기업의 문화이며 이로서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접근방법으로 여겼습니다. 비단 해외의 사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우리들에게 익숙한 유한 킴벌리의 경우도 사회친화적인 신뢰 기반의 경영을 통해 고객과 가까이 다가가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 마음속에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 보여주는 신뢰는 단기적으로는 표현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내부적으로 혹은 외부적인 환경 요인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것을 보여는 것 이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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