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본고장 밀라노에서 한국 기업들의 한복과 넥타이를 알리는 즐거운 경험을 했어요. 고생스러웠지만 교수님께서 항공‧숙소비용을 지원해주신 덕분에 잊지 못할 여행을 했죠.”
배재대학교 기업컨설팅학과 강민주(22‧여), 김열음(22‧휴학) 학생은 지난달 1~1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현지인 250여명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 제품 경쟁력을 조사했다.

이번 해외 조사는 지난해 2학기 ‘중소기업마케팅론’ 수업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한 부상이었다.
여행 경비 중 항공료와 숙소비용은 수업을 관장한 방용태 교수가 사비로 지원했다. 방 교수는 지난해에도 주머니를 털어 제자를 독일 해외 연수에 보냈다. 국제 마케팅 감각을 체험하고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당시 학생 1명만 지원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이후 점차 확대하기로 해 결실을 맺었다.
성적 우수자로 선정된 강민주‧김열음 학생은 일단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국내 기업 수십 곳에 제안서를 보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패션 기업의 경쟁력을 조사하고 제품을 홍보하도록 도와달라는 게 주 내용이었다. 이에 응한 곳이 쉬운 한복을 지향하는 ‘시옷프로젝트’와 맞춤정장 업체 ‘월계수’였다. 학생들은 직접 찾아가 의도를 설명하고 시제품을 받아 올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방 교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두 학생은 밀라노에 도착해 상권 조사와 패션한복‧넥타이 선호도 조사에 힘을 쏟았다.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설문지 꾸러미를 들고 밀라노 곳곳의 ‘패션 피플’을 찾아다녔다.
강민주 학생은 패션한복을 직접 입고 선호도 조사를 해 현지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형형색색 패션한복에 매료된 한 현지인은 당장 구매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유럽인들은 과감하고 파격적 디자인을 보인 패션한복이 파티복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화려한 무늬의 실크 넥타이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가져왔다.

이탈리아 코모(Como)지역 원단으로 만든 한국산 넥타이 품질이 우수해 현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도 받았다.
두 학생은 “현지인과 소매점을 대상으로 한국 패션이 감각 있고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아 시장 진출 가능성이 보였다”며 “한국 제품이 우수하기도 하고 강의실에서 배운 국제마케팅 이론도 활용된 시장조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두 학생은 이번 1학기가 개강하자마자 해외 시장조사 성과 발표로 그동안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수출 시장조사를 지원한 방 교수는 내년에도 한 차례 더 ‘숙제’를 낼 예정이다. 본인이 공부한 일본에 동행해 수입 아이템을 선정, 발표하는 대단원을 그리고 있다.
방 교수는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면 함께 현장에 나가 뛰어야 한다”라며 “내년엔 교수가 통역, 촬영으로 나서고 학생이 수입 아이템을 찾아 함께 공부하는 ‘사제동행’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