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이 사주팔자?
음력이 사주팔자?
  • 허정 이상엽
  • 승인 2018.08.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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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는 음력이다. 음력 생일을 알아야 사주팔자 본다.” 세간에 구전되는 이런 말들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명확한 근원은 알 수는 없다.

허정 이상엽

그러나 사주팔자[명리학]의 개념을 알지 못한 오류에서 비롯된 낭설인 건 분명하다. 음력은 사주팔자와 그 어떤 관련도 없기 때문이다.

사주(四柱)란 네 기둥, 팔자(八字)란 8글자이다. 그 사람이 출생한 연월일시가 네 기둥에 8글자가 된다고 해서 성립된 명칭이다. 그 연월일시가 네기둥에 8글자인 달력의 날짜가 곧 사주팔자라는 뜻이다.

음력은 1, 2, 3 등의 일련번호로 날짜를 표기한다. 그래서 음력 연월일시는 네 글자밖에 되지 못한다. 때문에 음력은 사주팔자와 관련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왜, 사주팔자를 음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24절기와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를 짝지은 60갑자를 음력의 일부로 잘못 인식하고, 또 사주팔자에 대한 이해부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24절기는 음력과 관련이 없는 독립된 달력[24절기력[歲曆]]이다. 이런 사실은 “만약 전년[舊年] 12월 18일이 입춘(立春)이라면 18일은 곧 내년[新年] 정월 절(節)로 주사(主事)하라(如舊年十二月十八立春, 則十八日卽作新年正月節主事).”라고 한 <대청시헌서전석(大淸時憲書箋釋)> 등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 <대청시헌서전석>은 현행 시헌력법 사용방법을 상세히 설명한 정통 역법 전문서적인 사실, 그리고 음력 새해는 1월 1일인 사실을 고려하면, 음력 12월 18일에 든 입춘부터 시작되는 새해는 음력일 수 없다. 음력 새해가 1년에 1번이라는 사실이 부정되지 않는 한, 24절기는 음력의 일부가 될 수 없다.

입춘으로 새해 정한시대, 인시(寅時)가 날짜의 기점!

고대 중국 하(夏)나라 시대에는 입춘으로 새해를 정하고, 인시(寅時)로 날짜의 시작을 정했다. 이런 역사적 사실 등을 고려하면, 24절기는 음력과 관련 없음이 더욱 명확해 진다. 음력 1월 1일에 입춘이 드는 건 19년에 1번뿐이며, 그마져도 하루가 어긋나기 일쑤다.

다만 다수의 역술인들이 약 1000여 년 동안 동지(冬至)를 기준으로 정해야할 사주팔자 새해[歲首]를 03 시점과 같은 입춘(立春)으로 정하고, 날짜는 동지점(冬至點)과 같은 00 시점으로 잘못 정해온 사실이 최근 정통 사주학서적과 역법, 그리고 역사 등을 통해 확인되었다.

그리고 음력에서 배정한 일진(日辰)으로 인식되어 있는 60갑자 또한 음력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년, 월, 일, 시를 모두 갑자(甲子)로 역원(曆元)을 삼았다(歲月日時, 皆甲子爲歷元).”라고 60갑자가 독립된 날짜의 부호임을 명확히 기술한 한자 문화권의 모든 정통 역법 서적의 내용이 그 증거이다.

60갑자가 음력이 아닌 독립된 날짜의 부호기 때문에 그 연월일시는 네 기둥[四柱]과 여덟 글자[八字]인 사주팔자가 된다. 올해 양력 8월 1일 낮 12시로 예를 들면, 음력은 6월 20일 낮 12시로, 네 기둥과 8자가 되지 못하지만,

24절기력[歲曆]은 무술년[戊戌], 기미월[己未], 을축일[乙丑], 임오시[壬午]로, 네 기둥과 8자가 된다. 그러니까 출생 년은 첫째 기둥으로 연주(年柱), 출생 월은 둘째 기둥으로 월주(月柱), 출생일은 셋째 기둥으로 일주(日柱), 출생 시는 넷째 기둥으로 시주(時柱)가 되며, 이 네 기둥[사주]을 이룬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하면 8자가 된다.

음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사주팔자의 연주(年柱)를 정하고, 또 음력 매월 1일을 기준으로 사주팔자의 월주(月柱)를 정하여 운세를 점친 사실은 없었다.

이는 사주[명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초학자도 다 알고 있다. 따라서 <대청시헌서전석>의 내용과 정통 역법서적, 그리고 절기로 년과 월을 정하고 운세를 점친다는 사실 등이 부정되지 않는 한, 사주팔자를 음력이라고 하는 건 오류가 된다.

역리학당 오원재 010-7208-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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