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멕시코에 1:0 승
한국, 멕시코에 1:0 승
  • 편집국
  • 승인 2006.02.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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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호가 해외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에서 북중미 최강 멕시코에 1-0 승리를 거뒀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낮(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전반 15분 이동국(포항)이 터뜨린 행운의 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전반 15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이천수가 직접 날린 프리킥을 상대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가 원 바운드로 잡은 뒤 킥을 하기 위해 무심코 공을 앞에 던져놓자 이동국이 재치있게 낚아채 왼발로 골문에 차 넣었다.

한국은 행운의 골을 넣은 이후 전반 23분 김두현의 오른발 슛과 34분 이동국의 왼발 터닝슛, 38분 김진규의 오른발 중거리 프리킥을 잇따라 터뜨리며 거세게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추가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전반을 끝냈다.

후반에도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후반 10분 이후 이천수와 이동국 등이 잇따라 슛을 날리는 등 이전보다 많이 나아지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1-0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아드보카트호는 지난달 15일 시작한 해외 전훈 중 총 9차례의 평가전(미국과 비공개 연습경기 포함)에서 5승1무3패를 기록했으며 멕시코와 국가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는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3 역전패 이후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2무)을 이어갔다. 한-멕시코 국가대표팀 간 통산 전적은 4승2무5패가 됐다.

▣ 오랜만에 치른 제대로 된 경기…골 결정력 부족은 여전

"멕시코와의 평가전은 매우 어려운 원정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핌 베어벡 수석코치의 말처럼 16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은 '제대로된' 원정경기였다.

아드보카트호가 북중미인 미국에서, 북중미의 최강팀 멕시코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상대팀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서 평가전을 치렀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 나올 때마다 터져나왔던 붉은 악마의 환호성은 수만명의 멕시코 팬들이 불어대는 나팔 소리에 묻혔고, 실수할 때마다 들리던 격려의 박수 대신 멕시코 팬들의 야유가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다.

유럽인 독일에서, 유럽팀 프랑스 및 스위스와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러야 하는 태극 전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모의고사는 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인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톱시드팀 멕시코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태극전사들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제대로된 슈팅 한번 하지 못한채 멕시코 선수들의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전반 14분, 멕시코 골키퍼 오스왈도 산체스의 어이없는 실수가 한국의 선제골로 연결되면서 상황은 완벽하게 반전됐다. 산체스는 패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이천수가 직접 날린 프리킥을 안정적으로 잡아낸 뒤 무심코 공을 자신의 발 앞에 내려놓았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이동국이 쏜살같이 달려와 재치있게 슈팅, 골망을 출렁였다. 순간 멕시코 관중들의 탄식과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행운의 선제골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한국은 이후 김두현, 이동국, 김진규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경기 초반의 위축된 플레이를 단숨에 날려버렸다.

후반 내내 적극적인 몸싸움과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 정확도 높은 크로스로 멕시코를 강하게 밀어붙인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지배했고,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을 찾은 5만여명의 멕시코 팬들의 환호 소리는 점점 작아져만 갔다.

▣ '행운의 골' 이동국 "멕시코 골키퍼 영리하지 못해 이겼다"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행운의 선제골로 한국의 1-0 승리를 이끈 '라이언 킹' 이동국(26·포항)은 담담했다.

골을 넣었다는 만족감보다는 많은 찬스를 추가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듯했다. "상대 골키퍼가 영리하지 못해 운좋게 행운의 골을 넣어 이긴 것 같다"고 말한 이동국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골키퍼가 볼을 내려놓는 것을 봤다"며 행운의 골을 터뜨린 상황을 설명했다.

이동국은 전반 13분 이천수의 프리킥 슈팅을 막아낸 멕시코의 골키퍼 산체스가 골킥을 하려고 볼을 내려놓고 머뭇거리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쏜살같이 슈팅,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번 해외 전지훈련에서 터뜨린 2호골.

그는 "상대 골키퍼가 옵사이드 상황으로 착각한 것 같고 그런 점을 잘 이용했다"는 이동국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팀미팅 등을 통해 준비를 많이 했고, 선수들 모두 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동국은 멕시코전에서 아쉬운 점도 털어놨다. "오늘 같은 상황만 봐도 몇 번의 찬스가 왔는데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자체평가를 내린 이동국은 "한 번의 찬스에 골을 넣으면 팀이 쉽게 갈 수 있다. 따라서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준비하고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동국은 오는 22일 시리아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 예선 시리아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모두 피곤하지만 마지막 한 게임을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왔다고 생각하고 찬스를 살리는 플레이로 골을 넣어 대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멕시코 감독 "한국은 예상보다 놀라운 팀"

장모상을 당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대신해 임시 지휘봉을 잡은 핌 베어벡 수석 코치가 16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뒤 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멕시코전을 앞두고 이틀 연속 수비조직력 훈련에 공을 들여왔던 베어벡 코치는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포백 수비라인에 대해 합격점을 줬다.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 상대에게 찬스를 주지 않았고 공수 전환도 잘됐다"고 입을 뗀 베어벡 코치는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뛰어준 것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그로 인해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전에서 보여준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에 대해서도 흡족해했다. "압박이 정말 좋았다”고 평한 베어벡은 “앞서 선수들에게 상대 측면에 공간이 많이 생기므로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했었는데 오늘 경기에서 수비에서부터 공격으로의 전환시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라며 ‘good’이란 단어를 몇번이나 반복했다.

또 그는 지난달 16일부터 한달여간 진행되어 온 해외 전지훈련 성과에 대해 “전훈 기간 선수들이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줬다. 선수들은 전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전지훈련을 떠나올 때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LA 갤럭시 평가전 및 독일월드컵 예선전 비디오를 보며 한국전을 준비했다는 리카르도 라볼페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실제로 붙어보니 더욱 놀라운 팀"이었다며 "한국은 빠르고 강했다. 기술적인 면만 보완하면 보다 더 좋은 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스리톱으로 나선 이동국(포항)과 이천수(울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라볼페 감독은 "이동국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굉장히 강하고 인상적이었으며, 이천수의 볼 컨트롤은 훌륭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축구팬 "축구는 축제야" … 뜨거운 응원전 이어가

한국 축구대표팀과 멕시코의 평가전이 열린 16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 앞은 경기시작 5시간여 전부터 멕시코 축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입장가능 시간은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였지만, 메모리얼 콜리세움 앞에는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은 멕시코 팬들로 발디딜 틈도 없었다.

멕시코팬들이 이렇게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멕시코 A매치가 열리는 날은 경기장 앞에 유명 축제 못지 않은 '축제의 장'이 마련되기 때문. 이날 역시 메모리얼 콜리세움 앞 광장에는 맥주, 스낵, 핸드폰 등 각종 업체들이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고, 민속 공연부터 댄스쇼까지 화려한 공연들도 끊임없이 펼쳐졌다.

어린이부터 중년의 아저씨까지, 얼굴에 멕시코 국기를 페인팅 한 멕시코 축구팬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볼 차기 게임, 댄스 대결, 축구 오락 등을 즐기느라 입장을 기다리면서 지루할 새가 없었다. 한편 이날 주최측에서 판매한 표는 6만장으로 이 가운데 5만여장에 달하는 80%를 멕시코 관중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LA= CBS 체육부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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