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랩허브'(이하 랩허브) 구축 사업 공모에서 탈락한 대전시가 지역형 독자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9일 랩허브 사업 후보지로 인천시를 확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최종 후보지 탈락 직후 기자회견에서 "독자적으로 ‘대전형 바이오 랩허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허 시장은 프리젠테이션 발표자로 나서는 등 심혈을 기울였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허 시장은 "정부 공모사업에 대해 시장이 직접 나가서 발표한 것은 처음"이라며 "시장으로서 지역 미래 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반드시 유치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임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랩허브 대전유치를 위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시민여러분께 송구하다”며 “대전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려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지역 공모 사업이 가진 구조적 한계와 국가 공모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허 시장은 “바이오분야 중소벤처기업의 창업지원이라는 이번 사업의 본래 목적을 간과한 후보지 선정에 대전뿐 아니라 탈락한 다른 자치단체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공모사업 평가 배점에 ‘지역균형발전 가점’이나 사업 아이템 제안한 자치단체에 대한 인센티브 등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시는 지난해 12월 수립한 ‘2030 대전 바이오헬스 혁신성장 마스터플랜’에 따라 대전형 바이오 랩허브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대전형 바이오 랩허브’ 육성 계획은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바이오클러스터 인프라와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의 충남대병원 시설을 활용해 추진된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출연연의 연구개발능력, KAIST 등 지역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활용해 대전만의 바이오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전형 랩허브는 정부가 추진했던 랩허브와는 성격이 다르고 규모도 작다. 외형적으로 시설을 짓거나 장비를 들여놓는 게 아니라 중소벤처 바이오 기업들을 하나로 묶어 연합 체계를 구축, 시너지 효과에 방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권경민 시 미래산업과장은 "대전이 결과적으로 중기부 랩허브 공모 사업에서 탈락했지만, 대전 바이오산업의 실패는 아니"라며 "공모 과정에서 바이오 기업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진 점, 이들이 비전과 목표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은 큰 수확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