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문어 다리 닮은 흡착형 만능 그리퍼 개발
기계연, 문어 다리 닮은 흡착형 만능 그리퍼 개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1.10.13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어 다리가 물체를 감싸안은 후 빨판이 물체의 세부적인 형상과 일치하도록 변형하는 것처럼(왼쪽), 개발된 그리퍼도 물체를 감싸안는 형상으로 변형된 후 벌집 구조 내의 육각형의 유연 구멍들이 문어 빨판처럼 세부 형상과 일치하도록 변형돼 흡착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문어 다리를 닮은 흡착형 만능 그리퍼를 개발했다.

산업 현장에 널리 쓰이는 진공 흡착 그리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새로운 기술로, 일상생활 속 복잡한 작업이 가능해 비대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3일 기계연에 따르면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그리퍼는 기존 진공 흡착 그리퍼가 잡기 힘든 복잡한 형상의 물건까지 안정적으로 쥘 수 있다.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문어가 다리와 빨판을 동시에 이용해 다양한 사물을 잘 잡는 것에서 착안됐다. 문어가 물체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다리로 물체를 휘감듯이, 그리퍼가 물체에 닿을 때 물체를 감싸 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연한 그리퍼 표면에 미세 와이어 구조를 나란히 배치하여 물체가 미세 와이어를 누르기 시작하면 그리퍼 구조가 물체 방향으로 오므라들게 했다.

또 문어의 빨판이 물체의 세부적인 형상대로 바뀌어 안정적으로 흡착하듯 물체를 감싸 안은 상태에서 그리퍼 표면의 유연한 구멍이 물체의 세부 형상에 따라 변화해 밀착한 후 강하게 흡착하도록 했다. 유연한 구멍은 벌집 형상의 부드러운 구조로 이뤄져 표면이 심하게 굴곡진 물체도 그에 맞춰 효과적으로 밀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흡착 만능 그리퍼의 외곽 구조는 실시간으로 단단하거나 말랑하게 바꿀 수 있는데 이는 문어가 다리를 단단하거나 말랑하게 바꾸는 것에서 착안했다.

연구팀은 이 흡착형 만능 그리퍼를 이용해 일상생활 속 사물을 단순히 파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뒤집개를 잡아 호떡을 뒤집으면서 굽거나, 서예를 위한 벼루, 먹물, 화선지, 붓과 같은 사물을 다루며 붓글씨를 쓰는 동작도 가능하다. 백신 접종 시 필요한 백신 바이알이나 주사를 다루는 등 다양한 동작에도 성공했다.

박찬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장은 “개발된 흡착형 만능 그리퍼는 모터나 복잡한 기구 메커니즘 없이 단순한 흡착만으로 복잡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라며 “향후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물을 효과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비대면 서비스 로봇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