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주전파관측망, 블랙홀 제트-고밀도 가스 구름 충돌 현장 포착
한일 우주전파관측망, 블랙홀 제트-고밀도 가스 구름 충돌 현장 포착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1.10.1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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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7개 전파망원경 연결해 활동성은하핵 5년간 정밀 관측
3C 84의 중심핵(a)과 전파엽(b), 열점(c)의 모습.
3C 84의 중심핵(a)과 전파엽(b), 열점(c)의 모습.

한국과 일본의 우주전파관측망이 협력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성은하핵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연구원 와지마 키요아키 박사가 참여한 한국·일본·미국·이탈리아 국제 공동연구팀이 활동성은하핵 ‘3C 84’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제트 분출로 만들어진 전파엽 탄생 순간을 관측했다고 13일 밝혔다.

전파엽은 활동성은하핵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고에너지의 제트가 주변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만드는 거대 규모의 빛나는 영역이다.

연구팀 관측 결과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 끝 지점의 열점(hotspot)이 돌연 2016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약 1년 동안 움직임을 멈췄다.

이후 2018년부터 열점과 그 주변의 전파엽이 다시 움직임을 시작하다 열점은 사라지고 전파엽의 모양은 일그러지며 밝기 역시 감소했다.

연구팀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현상은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분출된 제트가 주변의 고밀도 가스와 격렬하게 충돌하며 활동성은하핵의 전파엽 진행과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3C 84’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블랙홀에서 불과 4광년의 거리에 있는 전파엽 움직임 관측을 목적으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의 43G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거의 매달 관측했다.

또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국립전파천문대의 VLBA(Very Long Baseline Array) 관측자료를 함께 활용해 관측 정밀도를 높인 영상을 확보했다.

‘3C 84’는 지구에서 약 2억3000만 광년 떨어진 페르세우스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있는 활동 은하(active galaxy)다. 특히 활동 은하 중심부인 활동성은하핵은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대부분의 활동 은하 중심에는 태양의 수백만 배에서 수백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성과는 블랙홀 제트와 주변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한 진화를 새롭게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천문연 와지마 키요아키(Wajima Kiyoaki) 박사는 “활동성은하핵의 강력한 제트를 막을 수 있을 만큼 밀도가 높은 가스가 블랙홀에 매우 가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이 천체의 기이한 성장 과정을 자세히 관측함으로써 활동성은하핵과 제트의 신비로운 형성과정을 풀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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