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평가연구소가 최근 비스페놀S와 비스페놀F를 비롯해 BPA 대안으로 주목받는 TMBPF 비스페놀 대체물질에 대한 독성학적 영향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비스페놀 A(Bisphenol A, BPA)는 플라스틱제품 제조에 널리 사용된 화학물질로서 동물이나 사람의 체 내로 유입될 경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 교란물질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비스페놀 A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BPS, BPF, TMBPF와 같은 대체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1mm 크기의 예쁜꼬마선충(C. elegans : Caenorhabditis elegans)과 인체유래세포주, 마우스세포주를 활용하여 독성 연구를 실시했다.
예쁜꼬마선충은 세포의 분화과정을 밝히는 실험모델로 사용돼 유명해진 선형동물로, 화학물질 독성시험을 위한 동물대체시험으로도 활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세포주를 활용한 동물대체시험법(in vivo)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독성 스크리닝에 최적화된 모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약 20일 정도의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과 약 70~80%의 유전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 유기체 전체 생명 주기 동안의 독성, 환경, 유전적 변화가 생식, 발달, 수명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비교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위해 BPA와 3가지 대체물질 BPS, BPF, TMBPF을 대상으로 예쁜꼬마선충과 세포주를 이용해 노화, 건강수명 및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독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C. elegans에 1mM BPA를 처리하였을 때 발달지연, 신체 성장 감소 및 생식 기능 감소, 비정상적인 조직 형태 등의 결과를 통해 독성을 확인했으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BPA 대안으로 제안된 TMBPF 또한 동일한 농도에서 유해한 영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비스페놀(BPS 제외)이 유기체의 수명을 28~48% 정도 단축시키고, 뇌 신경세포의 노화와 퇴화가 조기에 유발될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특히 C. elegans가 BPA와 BPF에 노출됐을 때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ROS) 증가와 비정상적인 막전위(이온을 띠는 두 용액 사이 전위차) 현상이 발생했다.
원래 정상세포의 막전위는 –70~–100mV로 유지되나, 비정상적인 막전위 발생으로 세포가 병들게 되면 미토콘드리아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ATP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고 에너지가 저하돼 세포막에서 일어나는 Na, P, CI, Ca 등 이온들의 원활한 교환이 이뤄지지 않게 돼 결과적으로 세포 전기량이 감소하며 세포 활성도가 낮아지게 된다.
세포주 실험에서는 모든 비스페놀이 50µM∼500µM 농도에서 용량 의존적 방식으로 세포 생존력이 심각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특히, TMBPF는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 및 막전위 개방을 크게 증가시킨 유일한 비스페놀임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BPA 대체물질들도 생식, 발달, 노화와 미토콘드리아의 독성학적 영향을 주고 있어 잠재적으로 유해한 생리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IT 경남바이오헬스연구지원센터 허정두 센터장은“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비스페놀 대체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꼬마선충모델 시스템을 활용한 내분비교란물질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