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마리화나 흡연 여부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의학 연구단 이학호 연구위원과 천진우 단장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과 마리화나 복용 여부를 5분 내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마리화나 검사에는 주로 ‘측방 유동 분석법(LFA)’ 또는 ‘기체 색층-질량 분광법(GC-MS)’이 쓰인다. LFA는 간편하고 빠르지만 정확도가 매우 떨어지고, GC-MS는 정확도는 높지만 검출에 수일이 걸리고 가격도 비싼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리화나 흡연 현장 진단 기술(express probe for on-site cannabis inhalation, 이하 EPOCH)’은 방사형 유동(流動)을 이용해 3분 만에 타액에 포함된 소분자(small molecule)를 검출한다.
여기에 기존 반사광 분석의 한계를 넘어서는 투과광 검측 알고리즘도 개발, 분석물의 초고감도 검출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형 측정 기기에 일련의 기술들을 집약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EPOCH은 마리화나 유효 물질 (Tetrahydrocannabinol; 이하 THC)을 5분 이내에(시료 채취부터 결과 도출까지) 검출할 수 있다. 검출 한계는 0.17 ng/ml로 마리화나 흡연 여부 확인을 위한 국제 규정(1ng/ml 미만)에 부합한다. 유동 분석법과 투과광 검측 모델을 종합함으로써 신속성과 정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실제 마리화나 흡연 여부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 결과도 EPOCH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총 86명의 실험 참가자 중 43명은 마리화나 복용 실험군(3명은 씹는 형태, 40명은 흡연 형태)으로, 나머지 43명은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13명의 일반 담배 이용자 포함)으로 분류했다. 실험 결과는 100%의 정확도를 보였다. 43명의 복용 방식, 복용량, 타액 채취 시점(10분 이내)이 모두 달랐음에도, 복용 여부를 오차 없이 정확히 판정했다. 마리화나 미복용 대조군은 전원 음성이었다.
이학호 연구위원은 “기존 마리화나 검출 방법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초고감도의 신속 검출을 가능케 한 성과”라며 “마리화나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나 암 진단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