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아동기 다언어 사용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 연구팀과 아동기의 외국어 구사 여부가 인지능력을 향사하고 뇌 연결망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 보건원의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 데이터를 사용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인지기능 점수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국어 외 다른 언어를 추가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에 비해 기억을 측정하는 인지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 다언어 사용은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뇌 전체의 연결망에 초점을 맞춰, 여러 언어를 하는 아이들과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뇌 전체 연결망을 가지는 것을 관찰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기계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와 휴지기일 때 나타나는 뇌 전체 연결망만으로 그 아이가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지 한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언어 사용의 영향이 발달단계를 거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언어 사용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동반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방어하는 뇌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가져오는데, 이 현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 권영혜 박사과정은 "성인보다 언어사용 기간이 짧은 9-10세 아이들에게서도 여러 언어의 사용이 인지기능과 뇌 연결 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ˮ며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이러한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떠한 형태로 자리 잡아 성인이 되었을 때 그리고 노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ˮ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