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보다 가볍고 튼튼한 차세대 자동차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전자선 경화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엠에스오토텍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를 굳히는 방법에는 열경화와 상온경화가 있다.
섬유, 플라스틱, 경화제 등이 혼합된 액상 물질에 열을 가해 경화하면 3~4시간, 상온경화에는 3일 정도 걸린다. 반면, 원자력연구원이 자체 보유한 10MeV(메가전자볼트)급 전자선가속기를 활용하면 경화공정시간이 10분 이내로 줄어든다.
전자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방사선으로, 물질에 쪼이면 빠르고 단단하게 분자구조를 변화시킨다. 전자선 경화 시 촉매나 경화제도 필요 없다.
연구원은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에 40kGy(킬로그레이)의 전자빔을 쪼였다. 그 결과 3m 크기 대형 자동차 부품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
연구원이 개발한 소재는 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인장 강도와 꺾으려는 힘에 버티는 굴곡 강도 모두 1GPa(기가파스칼) 이상으로 이는 시중 자동차 부품 소재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무게는 기존 대비 89% 수준으로 가볍다.
연구진은 조직이 치밀한 T700급 탄소섬유와 액상의 에폭시 아크릴레이트를 결합시킨 새로운 재료 구성을 찾아냈다. 이후 전자선으로 경화해 복합소재의 물성을 높인 것이다.
300MPa(메가파스칼)이었던 기존의 전자선 경화 탄소섬유강화복합소재와 비교해 성능이 약 3배 향상됐다.
원자력연구원은 개발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엠에스오토텍, 고등기술연구원, 충남대학교와 협력해 시제품 제작, 금속접합 실험, 신뢰도 평가 등을 수행한 상태다.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이남호 소장은 “자동차 산업 외에도 항공·드론, 국방, 해양·선박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소재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일상에 와 닿는 방사선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엠에스오토텍은 1990년부터 제품설계, 구조·충돌 시뮬레이션, 신뢰성평가 등의 R&D 역량을 쌓아온 자동차 차체부품 전문 기업이다. 현재 중국, 인도, 브라질, 미국 등 해외시장에 계열사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