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척수액이 배출되는 새로운 주요경로를 발견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윤진희 선임연구원, 진호경 연구원 연구팀은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통로가 코 뒤쪽에 있는 비인두 점막에 넓게 분포하는 림프관망이라는 것을 새롭게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림프관망과 연결된 목 림프관을 발견하고, 이를 수축·이완시켜 뇌척수액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뇌의 앞쪽과 중간 부위 뇌척수액이 비인두 점막 림프관망에 모인 뒤 목 림프관을 지나 목 림프절로 이어지는 경로를 따라 배출됨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림프관에 선택적으로 형광 표지자를 발현하는 생쥐 모델과 생체 내 이미징 기술 등 첨단 시각화 기술을 활용하여 뇌척수액 배출 경로를 시각화했다.
그 결과 비인두에서 발견된 림프관들이 서로 정교하게 연결된 림프관망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뇌의 안쪽과 바깥쪽 림프관을 연결하여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허브(Hub)’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또 노화된 생쥐의 비인두 림프관망은 심하게 변형돼 뇌척수액의 배출이 원활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목할 만한 사실은 노화된 생쥐에서 목 림프관에는 큰 변형이 없었다는 것이다.
목 림프관은 둥근 평활근 세포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일정한 간격으로 판막들이 분포되어 있어 뇌척수액이 뇌 안에서 밖으로 잘 흐르도록 돼 있었다. 나아가 평활근 세포 조절 약물로 목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때 뇌척수액의 배출을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고규영 단장(교신저자)은 “이번 연구로 뇌 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비인두 림프관망의 기능과 역할을 규명한 것은 물론, 뇌척수액의 배출을 뇌 외부에서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치매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