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좁은 영역에 진동을 가두어 고증폭하는 메타물질 개발
표준연, 좁은 영역에 진동을 가두어 고증폭하는 메타물질 개발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4.03.2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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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진동을 모아 전기로 만드는 ‘에너지 하베스팅’ 상용화 앞당긴다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이 미세 진동을 좁은 영역에 가두고 증폭하는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버려지는 진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의 생산 전력량을 높여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사진1]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 [사진2] ▲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좌) 기본 메타물질 형태(우) 압전소자를 부착한 메타물질,  [사진3]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의 설치 방법 및 모식도,[사진4]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메타물질의 성능 설명 이미지
[사진1]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 [사진2] ▲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좌) 기본 메타물질 형태(우) 압전소자를 부착한 메타물질, [사진3]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의 설치 방법 및 모식도,[사진4]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메타물질의 성능 설명 이미지

에너지 하베스팅은 열, 빛, 진동의 형태로 버려지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이 흔히 사용되지만, 기상 조건과 지형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가하거나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진동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면 환경적 제약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24시간 내내 일정한 전력이 공급되어야 하는 IoT 센서와 혈압·혈당을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의 미래 전력원으로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사진5] 일반적인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과 메타물질을 적용한 방식의 생산 전력량 비교 이미지
[사진5] 일반적인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과 메타물질을 적용한 방식의 생산 전력량 비교 이미지

문제는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의 생산 전력량이 낮고 생산 비용은 높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생산 전력량은 수확하는 진동의 크기와 비례하지만, 일상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대부분 미세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진동이 발생하는 위치를 일일이 찾아 압전소자 등의 변환 장치를 최대한 많이 설치해야 한다.

KRISS가 개발한 메타물질은 물질 내부로 들어온 미세한 진동을 가두고 축적하여 45배 이상 증폭한다. 이를 통해 적은 양의 압전소자를 사용하더라도 큰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연구진은 메타물질을 적용한 진동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기존 기술보다 네 배 이상 큰 단위 면적당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은 성인 손바닥 면적 정도로 작고 얇은 평면 구조로 제작되어 진동이 발생하는 곳이 어디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부착하는 대상의 구조에 맞게 변형도 가능해 고층 빌딩·교량의 손상을 점검하는 진단 센서부터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소형 바이오 센서까지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KRISS 이형진 선임연구원이 메타물질의 진동 증폭 영역에서 압전소자에 의해 생산되는 전력을 분석하고 있다.
KRISS 이형진 선임연구원이 메타물질의 진동 증폭 영역에서 압전소자에 의해 생산되는 전력을 분석하고 있다.

KRISS 음향진동초음파측정그룹 이형진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진동을 일시적으로 가두는 표면형 메타물질을 이용해 진동을 축적하고 증폭하는 데 성공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비파괴측정그룹 승홍민 선임연구원은 “메타물질은 일반 센서로 측정이 어려운 초미세 진동을 크게 증폭함으로써 차세대 고정밀·고민감도 센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김미소 교수팀과 협업한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과학기반 차세대 비파괴검사기술개발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환경부 상하수도 혁신기술 개발사업, KRISS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학술지인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IF: 8.4)에 2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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