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사적지 패널 제작 및 답사로 역사 탐구력 함양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대전시교육청이 충청권 교육청(세종·충남·충북)과 공동으로 ‘2024년 충청권 역사한마당’을 개최했다.
역사한마당은 독립기념관이 주관해 지난 5월 1박 2일 동안 독립기념관에서 진행됐다. 대전지역에선 대전고, 대전괴정고, 대전대신고, 대전반석고, 대전이문고, 대전전민고 등 6개 학교가 향토 역사문화 동아리가 참여했다. 행사는 사전에 준비한 교육 자료를 바탕으로, 8월 15일 광복절 전시할 국내외 독립 운동 사적지 재구성 패널을 제작했다.
역사한마당 활동에서 선정된 우수 학생 8명 및 인솔교사 2명은 지난 8월 14~19일 진행된 ‘2024년 충청권 우수 학생 전시해설활동 및 중국 독립운동사적지 답사’에 참여했다. 광복절엔 독립기념관에서 전시해설활동과 답사 사전 교육이 진행됐으며 같은달 16~19일엔 중국 상하이, 자싱, 난징 등의 독립운동사적지 답사가 진행됐다.
‣ 답사 전: 사적지 패널 전시해설활동 ‘우리의 전시, 우리의 사적지’
역사한마당에서 우수 활동자로 선정된 학생들이 독립기념관을 찾아온 내빈에게 고등학생의 시선으로 본 패널 속 사적지의 의미를 설명했다. 해당 패널은 독립기념관 외부에 전시돼 있으며 행사 이후에도 독립기념관에서 계속 관람객들에게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해설활동 이후 시간에는 중국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 답사 사전 교육이 진행됐다.
‣ 1일 차: 임시정부의 출발, 상하이
학생들이 상하이에서 찾은 첫 답사 장소는 윤봉길 의사가 의거를 일으킨 훙커우 공원이었다. 1932년 상하이 사변을 일으킨 일본은 일왕의 생일과 사변 승전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했고, 행사 당일 윤봉길은 단상에 폭탄을 던져 일본 장성과 고관을 처단했다. 윤봉길의 의거를 통해 침체되어 있던 임시정부는 활력을 찾게 됐으며, 중국 국민당 정부가 임시정부를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이곳에서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졌다고 추정되는 곳을 걸어 다니며 윤봉길 의사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1921년 임시정부 및 임시의정원 신년 축하 기념 촬영 사진의 장소가 되는 영안백화점 옥상을 방문하여 옛 사진 속 임시정부 요인과 같은 자세를 취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후 1923년 국민대표회의가 개최됐던 모이당 건물을 지나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하이 청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청사 내부 건물을 살펴봤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1919년 4월 수립된 임시정부가 있었기에 국외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세워지고, 국민이 중심이 되는 국민 국가의 형성을 광복 이후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밤엔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를 황푸강 건너편에서 봤다. 와이탄은 중국이 영국 등 여러 나라에 조차지를 제공한 곳으로 서양식 건물이 많은 곳이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볼 수 있는 이 곳에서도, 과거 의열단원이었던 김익상, 오상륜 등이 일본 총리를 암살하려고 시도했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학생들은 일제강점기 당시의 국외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 2일 차: 임시정부의 이동
상하이를 떠나기 전 만국공묘에 들러 독립운동가의 묘비를 찾았다. 이곳에는 박은식, 신규식, 김인전 선생 등이 안치돼 있었으나, 1993년 고국으로 봉환돼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자싱과 항저우는 윤봉길 의거 이후 임시정부 요인들에 대한 일제의 대대적인 검거가 이뤄지면서, 임시정부 요인들이 떠나 정착한 곳이다. 자싱에서는 김구 피난처와 임시정부 요인 거주지를 방문했다. 일제의 감시가 삼엄했으나 중국 내 외국인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피신할 수 있었던 임시정부 요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영화 ‘암살’ 속에서 김원봉이 김구를 만나기 위해 배를 타고 왔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이후 항저우로 이동해 항저우 호변촌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뒤 고속열차를 타고 난징에 도착했다.
‣ 3~4일 차: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광복
난징은 중국을 대표하는 고도(古都)이며, 일제의 침략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도시다. 난징에서 처음으로 1937년 중일 전쟁이 발발하면서 일제에 점령당한 난징에서 발생한 난징대학살을 다룬 기념관을 방문했다. 약 30만 명이 사망한 이 사건을 잊지 말자는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后事之師)’라는 글자가 벽에 크게 전시되어 있다.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이 미래의 일에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통해, 학생들은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알게 됐다.
이후 이제항위안소구지진열관을 찾았다. 건물의 입구에는 만삭 위안부 사진으로 잘 알려진 박영심 할머니를 모델로 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으며, 건물 내부의 전시관 마지막에는 마르지 않는 눈물이 흐르는 할머니의 눈가를 닦아줄 수 있는 흉상이 세워져 있어 학생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오후부터는 중국 강남 지역의 역사를 담은 난징박물원을 방문했다. 거대한 박물원을 1~2시간 안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이후 답사지였던 중산릉 또한 거대한 면적을 자랑했다. 두 곳의 중국 역사 사적지를 통해 중국 역사의 깊이를 알게 됐다. 마지막 날은 광복 이후 중국 내 한인 교포의 제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주화대표단 본부를 다녀왔고 이후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번 독립운동사적지 답사를 통해 학생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한 한국 독립운동의 활약을 되돌아보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과 피해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 학생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우리 민족이 독립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사가 오늘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와 정신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독립운동 사적지 탐구 활동 이후 향토 역사문화 동아리는 각 학교에서 대전 지역 독립운동사와 관련된 다양한 학생 탐구 활동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의 역사적 탐구력을 배양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위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