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통합 추진 실패 후 10여년만...“상황 달라져”
공주대 총학생회 침묵시위 벌어지기도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대전과 충남을 대표하는 국립대인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가 통합을 위한 손을 맞잡았다.
충남대 김정겸 총장과 임경호 공주대 총장은 2일 오전 공주대 신관캠퍼스 대학본부 1층 국제회의실에서 양 대학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양 대학은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중추적으로 수행하는 국가핵심거점대학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경쟁력 있는 세계적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많은 부분에서 합의점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양 대학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각 캠퍼스의 발전과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통합대학의 교명과 대학본부 위치, 총장 선출 등은 양 대학의 균형 발전을 꾀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유사·중복학과 통·폐합의 경우 대상학과 구성원의 자율적 의사에 기반해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캠퍼스별 특성화 역시 지역 특성과 기능을 고려해 점진적 추진한다.
지난 2011년 통합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양 대학이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어가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에 깊이 공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겸 총장은 “지난 몇 달간 두 대학은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논의했고 상호 존중과 신뢰 하에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통합 추진에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양해각서를 통해 두 대학의 통합,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 혁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임경호 총장도 “이번 통합은 단순히 물리적 결합이나 규모 확대를 넘어 양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진정한 협력 모델을 만들고 싶다”며 “양 대학 구성원이 섭섭해하지 않도록 균형감 있는, 대다수가 공감하는 대통합을 이뤄내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을 위한 첫 목표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이다.
글로컬대학은 비수도권 대학 모델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미 지난해와 올해 총 20개 모델이 선정됐고 내년과 2026년 각 5개 모델이 지정된다.
충남대는 한밭대와 통합을 통한 사업 선정에, 공주대는 단독모델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만큼 이번에는 신중히 다가가겠다는 모양새다.
특히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 대전과 충남을 아우르는 전국 최초 초광역모델 사례가 되고, 현재 대전과 충남이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는 만큼 이와 맞물려 시너지도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통합에 대해 침묵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공주대 총학생회는 ‘학내 구성원 동의 없는 MOU 체결 반대한다’, ‘학내 구성원 의견수렴이 먼저’, ‘총장 독단으로 진행하지 마라’ 등 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강윤종 총학생회장은 “지난주 목요일(28일) 통합을 위한 협약을 맺는다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면서 “통합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이 아닌 사전에 학생 등 구성원 의견 수렴이 전혀 없는 문제를 지적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에 충남대 관계자는 “약 2주간 통합 관련 세부 사안을 논의 후 안이 마련되면 이를 구성원에 공개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