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제 공동 연구진이 초소형 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해당 파장 영역에서 세계 최초 개발해 더욱 정밀한 분자물리·화학 연구 및 다양한 차세대 응용 기술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이 호주국립대, 예일대, 한국원자력연구원, 닝보대학교 연구팀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중적외선 파장 대역에서 주파수 흔들림이 매우 작은 브릴루앙 레이저를 초소형 반도체 칩 위에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그간 칩 상에서 저잡음 브릴루앙 레이저를 구현하는 기술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으나 중적외선 파장 대역에서는 레이저 구현에 필수적인 낮은 광 손실의 고성능 광소자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일반 산화규소 유리와 같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에서 투명해 광소자 제작에 사용됐던 많은 물질이 중적외선 파장에서는 빛을 강하게 흡수해 이용 불가하고, 중적외선의 특징인 빛과 분자 사이 강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여러 광 손실이 추가 발생해 고성능 광소자를 제작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중적외선에서 높은 투과도를 보이지만 가공이 까다로운 칼코겐화합물 유리를 독창적인 기법으로 성형해 초고품질 광공진기를 제작하는데 성공했으며 중적외선 광소자에 고유한 표면 흡착 분자에 의한 광손실을 정량분석하고 억제하는 기술을 최초로 구현해 중적외선 파장 광 손실이 기존 세계기록 대비 30분의 1에 불과한 고성능 광소자 칩을 개발할 수 있었다.
브릴루앙 레이저의 발진을 위해 필요한 최소 동작 전력은 광 손실의 제곱에 비례해 줄어들기에 해당 광소자를 이용해 기존보다 최소 동작 전력을 1000배 이상 낮춰 최초로 중적외선 파장에서 해당 현상을 구현할 수 있었다.
중적외선 대역에 상용화된 광파라메트릭 레이저나 양자폭포레이저는 주파수 선폭이 1메가헤르츠(MHz)가량으로 넓어 이를 이용한 분석 정밀도에 한계가 있었는데 개발된 레이저 소자는 이보다 만분의 일 정도 작은 선폭의 고순도 중적외선광을 생성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 관계자는 중적외선 파장 대역의 소형 저잡음 레이저 개발이 분자 과학의 응용범위를 넓히고 정밀도를 개선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언급하며 이를 분자의 특성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거나 빛을 이용해 화학 반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한석 교수는 "개발된 레이저 소자를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칩 크기 양자폭포레이저 및 중적외선 광검출기와 결합한다면 화학, 생물학 및 재료학에 사용되는 거대한 중적외선 측정 장비들을 획기적으로 소형화해 좀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ˮ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