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시장 불출마 기자회견 일문일답
염홍철 시장 불출마 기자회견 일문일답
  • 최온유 기자
  • 승인 2013.08.2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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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시장 불출마 기자회견 일문일답.

▲ 염홍철 시장
ㅡ보통 불출마 선언 같은 경우 선거 1년 남겨놓고 하는데 지금 하시게 된 배경은?

불출마는 취임 때부터 이것이 마지막 임기라고 생각했고 언론인 여러분들도 포착을 하셨을 수 있겠지만 선거 관련된 준비는 일체 안했다. 과거는 제 노트에 사람 이름 수천 명이 적혀 있었지만 이번 3년 동안은 일체 선거와 관련된 활동은 없었다.

취임 3주년 7월 초 하려고 준비를 다 해 놨다. 그때 과학벨트 문제가 불거져 굉장히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그때 그저 생뚱맞게 불출마 선언하는 것이 분위기에 맞지 않아 미뤄왔다. 휴가철과 을지연습 등 8월은 넘기지 말아야겠다해서 마지막 주인 오늘 하게 됐다. 한 1년 시점에서 하려고 준비했다가 여러가지 사정으로 한달여간 지연이 됐다.

ㅡ지역의 정치 지도자하고 상의한 게 강창희 의장인가

그렇다.

ㅡ언제쯤 만나서 말했나

오래전.

ㅡ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글쎄 앞으로 이제 10개월 남은 동안 제 인생에 새 출발이랄까. 구상하고 준비하겠다. 다만 어느 것이 제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겠지만 앞으로 선거를 한다든지 공직을 맡는다든지는 염두 해두고 있지 않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고 아직 구상이 끝나지 않았다.

ㅡ퇴임 후에 대전에 계속 있나

당연히.

ㅡ최근 불거져있는 꿈돌이 관련해 불출마한 것은 아닌지

상식적으로 성립이 되나? 꿈돌이 동산 뭐 수사의뢰한 것 알고 있고 물론 제가 관련도 없지만 거기가 행정직이 책임져야 한다면 지겠지만 출마 한다고 죄가 되는 것이 없어지고 사라지고 그런가. 대한민국 그 정도 후진국인가. 정말 그거에 대한 대답은 말문이 막힌다. 그런 나라 아니다.

ㅡ시장선거는 어떤 사람이 했으면 좋겠고 어떤 사람이 안했으면 좋겠는지

시장 불출마 선언하는 입장에서 후보 분에 대한 평가나 제 생각은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시민들이 잘 안다. 선거 공천과 선거 운동 과정을 거치면서 시민들이 누가 대전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가 하는 것을 잘 알아서 선택을 할 것이다. 선거에는 가끔 바람이라는 게 있는데 지금 뭐 우리 대전에서 그런 과거 같은 바람이 불 것 같진 않고 시민이 선택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한다.

▲ 염 시장의 불출마 기자회견에 모인 취재진
ㅡ좀 전에 불출마 선언에 대한 진정성을 봐달라고 하셨는데, 정치권에서는 시장님 불출마 선언이 정치적 승부수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제가 그렇게 고단수가 아니다. 정치적 승부수를 할 능력도 없고 생각도 없다. 취임 때 이미 이것이 마지막 임기라고 가족들과는 완전히 상의를 마쳤고 아무런 출마준비를 하지 않았다. 다만 불출마 선언의 시점을 이때로 잡은 것은 저 때문에 대전 시정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고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오히려 제가 시정의 원활한 운영을 막고 저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선언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에 저도 세상 살면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따라하려고 생각하지 않겠나. 제가 시장직을 잘한다 생각하지만 저보다 훌륭한 사람 많다. 저의 이 결단이 나중에 대전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인물의 비교는 아니고 원리의 비교다. 미국에 초대대통령 조지워싱턴이 초대 2대 대통령을 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라는 추앙을 받았고, 3대 하는 것도 문제없었지만 사양했다. 그가 만약 했다면 미국 민주주의가 이렇게 발전할 수 없었다고 평가한다.  그 당시에는 그가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그가 과감히 물러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에 꽃을 피웠다. 그와 같은 원리에서 물러나서 현직 시장으로 출마를 포기하는 것은 제가 최초다. 그러한 전통이 대전 발전과 지역 민주주의에 기여할 것으로 본 것이다.

제가 여러 번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받아쓴 적이 한 번도 없고 유일하게 디트뉴스에 여기자가 불출마 선언 기사를 썼다. 나중에 보니 그 기사가 내려갔더라. 그분이 내 생각을 정확히 읽었다고 본다. 이번 시장 출마에 관해서는 상식적으로 하겠다. 기자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저는 욕심이 없다. 시장이라는 직책이 참 어렵다.

ㅡ시장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차기 시장에 바라는 점은?

선거는 멀었으니 나중에 전임자로써 훈수를 하겠다. 이 경쟁에 뛰어들면 관계가 어색할 수 있는데 어느 분이 시장에 당선되든 충분한 교감이 있을 것으로 본다.

ㅡ탈당하실 계획은

현재는 없다.

ㅡ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이 취지에 맞지 않나

옛날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은 당적을 굳이 가질 필요 없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공천제도가 있기 때문에 당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 없이 탈당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 두 번 탈당했는데 탈당을 많이 한 사람으로 알려져서 탈당하면 상당히 노이로제 걸린다. 특별한 이유 없이 탈당하지 않고 다만 정치적 중립,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중립은 꼭 지키겠다.

ㅡ불출마 관련해서 새누리당 중앙당이나 대전시당하고 사전 협의 했나

안했다. 통보는 했다.

ㅡ왜인지

그분들이 뭐라고 하겠나. 만류하지 않겠나. 후보군이 다양할수록 좋으니까. 하지만 저는 하니까 굳이 얘기할 필요 없고 그분들의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통보만 했다.

▲ 염홍철 시장이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있다.
ㅡ정치라고 하는 건 혼자하는 게 아니라 여러 인물과 같이하는데 측근과는 상의를 했나

측근의 범위가 어떨지 몰라도 몇 달 전부터 통보를 하고 물론 만류하는 분들도 있고, 그런 좋은 뜻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제 여러 가지 뜻을 설명을 해왔고 이 시간에 문자로 지역의 의원들이나 저를 많이 지지해준 사람들한테 문자로 양해를 구했다.

ㅡ심정은 어떤지

제가 이제 개인 심정으로 돌아가서는 불출마를 하면서 자유와 자존심을 얻고 싶다. 자존심을 찾고 싶다. 시장은 자존심을 지킬 수 없다. 틀린 일을 해도 얘기를 할 수 없고 비굴한 웃음을 보여야 되니 자존심을 지킬 수 없다. 앞으로 다 끝나면 자유를 얻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할 것 같다. 꿈에 부풀어 있다.

직원조회나 이럴 때 여러 번 이런 얘기를 했다. 시장이 선출직이라 해도 권력의지에 똘똘 뭉친 사람, 세속적인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 보지마라 여러 번 강조했는데... 사실 여러 번 그동안 은유적으로 상당히 많이 불출마를 시사했는데 그걸 포착한 사람이 별로 없었고, 페이스북의 의중과 관계없이 매일 쓰다 보니 쓸 말도 없고 해서 원론적인 얘기 쓰다 보니 불출마를 연결시키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때 쓴 글은 꼭 불출마나 출마와 연계해 쓰지 않았다. 그러나 말로는 여러 번 했다.

ㅡ오늘 이후 전국에서 내년 선거 3선 겨냥해 도전하는 많은 단체장이 새롭게 생각할 것. 혹시 3선 도전 단체장에 할말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것이고 다른 분들한테 얘기할 수 없고 제가 한 일을 그대로 따라하라 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ㅡ불출마를 결심하고 발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나 고민됐던 것은

제일 어려웠던 것은 지지자들의 만류가 가장 어려웠고 다른 것은 특별히 어려운 것 없었다.  쉬운 길 보다는 조금 고단한 길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나. 오늘 아침 페이스북에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를 하나 소개했다. 노란 숲속에 길이 두개 있다. 나는 두 길을 다 갈수 없다로 시작을 했는데, 저는 두 길 중 다른 사람이 많이 안 간 길을 선택해서 가고 싶다. 먼 훗날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 의견을 썼는데 선택은 하나를 하는 것이고 모든 걸 다 가질 수도 없는 것이고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할 수도 있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이번 결정은 정말 행복한 결정이다. 상당히 가볍고 앞으로 일도 더 열심히 할 것이고 더 밝아질 것이다. 또 여러분들 더 잘 모실 것이고 시청 공무원과 힘으로가 아니라 정으로, 덕으로, 더 잘 함께 시정을 해나갈 것이다.

ㅡ이번 선거가 어떻게 치러졌으면 좋겠고, 나름대로 당의 공천제도라든지 선거에 대한 전반적 소신 같은 것은?

저는 정치 이론상 명분으로는 공천제가 맞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 현실에서는 특히나 기초단치제의 의원 같은 경우 배제하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그건 제 개인의 의견일 뿐, 가끔 지역감정에 의한 엄청난 바람이 있다. 태풍은 태산을 무너뜨리지 못하지만 선거바람은 태산도 무너뜨린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선거에서 바람이 불면 엄청나다. 그러나 대전에 실정으로는 그런 바람이 일어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선거 하나하나는 불합리하고 모순된 행위들이 많이 있다. 그 전체에 합은 루소가 얘기한대로 일정한 의미가 있다. 이것을 믿고 싶다. 대전시민이 선택한 결과는 일정한 의미가 있고 좋은 선택일 것으로 보기 때문에 큰 걱정하지 않는다.

법을 잘 지키면서 서로 비난하는 선거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근데 보면 꼭 비난하는 사람이 떨어진다. 동네에서 노인회장 선거할 때도 공격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당선 안되는 사례가 많다. 국민들이 다 안다. 깨끗한 선거, 비방하지 않는 선거가 되면 시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본다.

▲ 염홍철 시장이 기자회견이 끝난 뒤 활짝 웃고 있다.
ㅡ불출마 선언의 반응은 어땠나

두 가지였다. 아쉽다 그러나 멋있다. 아니다 후회할 것이다 지금은 낭만적 선택인 것 같은데 막상 출마 않고 어떤 소외감정을 느끼면 후회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벌려 논 일이 많으니(과학벨트 등) 어느 정도 결론을 내야지 중도에서 그만두면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이 안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없으리라 생각한다.

ㅡ새누리당 후보들 중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치고 출마로 다시 얘기가 나오면?

그걸 상상하는 것도 스스로에 대해 좀 맞지 않는 상상이 아닌가.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ㅡ최근에 모 시장 후보를 만나셔서 출마하면 힘을 보태주겠다, 뭐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인지?

전혀 아니다. 시장 후보들에 내가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시사를 했는데 그걸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당신과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해도 믿어주지 않더라. 누구를 만나서 전적으로 내가 당신을 밀어주겠다 이런 얘기는 한 적이 없다.

ㅡ엑스포 재창조 사업 등 이런 문제는 앞으로 힘을 받고 더 탄련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나

앞으로 더 좋아진다. 우선 정쟁의 대상이 안 된다. 거기서부터 빠져나오니 상대적으로 지금보다는 조건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10개월 동안 현안사업에 상당부분이 마무리 되서 확정이 될 거라고 본다. 임기 마지막까지 현안사업이 무리 없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고 나중 얘기지만 내년 3.4월 얘긴가 후보들이 결정되면 시정현안에 대해 아주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를 주겠다. 초보적인 구상만 해 놨다. 공개할 정도로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ㅡ강창희 의장과는 무슨 얘기를 했나

둘이 오래전부터 친구니까... 둘이 함께 지역이나 국가발전을 위해 공직을 맡아서가 아니라 그냥 봉사차원으로 해보자 했고 그것이 실현이 됐다.

ㅡ딸과 많은 얘기를 한다고 들었다. 따님이 나가실 때 어떤 말을 하셨는지

딸하고 우리 가족하고는 오래전 취임직후에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딸도 출마하지 않는 걸 잘 안다. 서울에 있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 메시지로 ‘오늘이다’ 남겼더니 답이 왔다. 잘 하시라고. 우리 가족들은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었다. 제가 좀 걱정되는 것이 괜히 오해가 있을까봐... 마치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만둔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런 거 아니다. 다만 지금은 상당히 좋은 상태다. 시정 관점에서는 다르겠지만 원활히 계획하고 출마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여론조사하면 높게 나오고.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제가 물러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제가 지금 한 말 영원히 책임지겠다.

ㅡ왜 이 시점을 택했나

이 원고를 쓴 게 굉장히 오래됐다. 4~5년 전쯤 썼다. 6월 말이나 7월 초 하려고 했지만 그때 과학벨트로 문제 많았기 때문에 시기에 안 맞았고 그다음에 바로 휴가철, 또 그 시점에도 안 맞고 해서.

ㅡ내년에 해도 되지 않나

출마한다는 걸로 대전시정이 정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피하고 싶었고, 지금도 엉뚱한 오해가 생기는데 시간이 갈수록 공천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물러난다든지 엉뚱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오해와 억측이 있을 수 있지만 덜하다고 생각해서 1년 전쯤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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