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의 월요이야기] 감사와 사은의 계절
[최민호의 월요이야기] 감사와 사은의 계절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5.12.08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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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 광경이지만 매년 이맘때면 길거리에 구세군에서 빨간색 자선냄비를 걸어 놓고 딸랑딸랑 종을 치며 연말 모금을 합니다.

최민호 세종시장 확대간부회의 진행 모습
최민호 세종시장 

한때, 이 구세군 냄비에 지나가던 스님이 헌금을 하여 화제가 된 일도 있었습니다만, 연말이면 모금을 하여 어려운 사람에게 따뜻한 겨울을 지내라는 자선의 정신은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지난 1일 우리 세종시청 광장에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습니다. 올해의 목표액은 20억 4천만 원. 목표를 채울 때 사랑의 온도는 100도가 됩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 각계의 따스한 손길을 구하며 첫 기부자로 연단에 섰습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함께 연말이면 등장하는 것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나눔과 기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바람이지만 연말이 되기 전에 100도를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태어날 때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던 것처럼 죽을 때도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다(生不帶來 死不帶去)는 생각을 실천하겠다” 이 말을 한 사람은 중화권의 대표적 홍콩 영화 스타이자 72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워 4’를 준비하고 있는 성룡(청룽成龍)입니다. 불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불가의 가르침인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아들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이 없다면 더더욱 아버지가 모은 재산을 아들이 헛되이 탕진하게 할 수 없다”

세계적인 부호들도 대부분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합니다. 한때 부동의 제1위 부호였던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워렌 버핏과 함께 2009년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ge)를 설립하고 자신과 다른 억만장자들은 적어도 재산의 절반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서약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으로 6천억 달러를 기부할 예정입니다.

그는 앞서 2006년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46억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처럼 통 큰 기부가 세종시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세종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고액기부자클럽)를 통해서입니다.

2023년 저는 시청 구내식당의 한구석을 VIP식당으로 약간 손보고, 아너스 멤버들을 저녁만찬에 초청한 바 있습니다. 이런 기부자들을 보고 “우리 사회에는 기부 문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감사문화가 없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정성껏 장식도 하고 대접도 했습니다. 식사 말미에는 정중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제 마음의 성의라며 색소폰을 연주해 드렸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멤버중의 두 분이 각각 1억 원씩을 더 기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장님의 감사하는 마음에 감복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 뒤 아너스 멤버의 기부가 늘기 시작하고, 명문나눔기업도 참여가 늘었습니다. 어떻게 기부할지도 모르고 또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서 망설였던 마음들이, 기부를 감사하고 예우하는 문화 속에서 조금씩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시장이 된 2022년까지 22명이던 억대 기부자(아너소사이어티)가 올해까지 3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또 1억 원 이상 법인 고액기부 클럽인 ‘나눔명문기업인’은 취임 당시 5개소에서 3년이 지난 현재는 무려 18호 기업까지 선정되었습니다.

매년 저는 자선을 하는 이분들에게 사은하는 감사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는 오는 12월 10일 ‘2025년 우리 함께. 동행’이라는 이름의 송년 사은 음악회를 열어 기부자 분들과 한 해 동안 우리 시를 위하여 봉사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신 분들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더해 나눔봉사단, 김장김치 기부자, 빛트리축제 관계자와 명예시민, 시민대상 수상자와 안전보안관까지 시와 시민에게 봉사한 고마운 분들을 모두 모시고자 합니다.
사은 음악회의 공연자들은 우리 시의 홍보대사님들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기부와 사은의 선순환. 기부자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기부의 혜택을 받은 시민들이 감사하며 다시 환원하는 과정. 이 과정들이 반복되고 선순환을 일으킬 때 그야말로 “풍요롭고, 품격 있는 세종”이라는 구호가 완성되는 것 아닐까요?

저는 12월 10일의 사은 음악회가 기다려집니다. 연말은 무엇보다 한 해 동안의 은혜에 감사하는 사은의 계절입니다. 가장 감사드려야 할 분은 부모님이시겠지요. 부모님들과 또 나를 도와주고 지켜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손 편지, 카드 또는 전화라도 하시기 바랍니다.

아너스 멤버 한 분의 말씀이 길게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남에게 여유가 있어 드리는 게 아닙니다. 돈이 많아 드리는 것도 아닙니다. 신기하게도 드리고 나면 반드시 또 드릴 돈이 생깁니다. 돌아옵니다."

연말이 가기 전에 감사와 사은의 마음을 놓지 말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져야 할 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도 합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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