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가벼운 ‘탄성 슈트’를 개발해 일상에서 신체적 부담을 겪는 다양한 계층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고령자, 재활환자, 노동자 등의 신체 활동을 돕기 위해 텐세그리티(tensegrity) 구조 기반의 초경량 착용형 보조 장치를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신체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탄성 슈트는 기존 웨어러블 로봇이 지닌 무게·가격·착용 부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1kg 이하의 가벼운 착용감과 경제성, 필수적인 신체 보조 기능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이 탄성 슈트에 적용한 텐세그리티 구조는 인장력과 구조적 안정성의 균형을 통해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원리로 우산이나 텐트가 가벼운 줄과 뼈대를 통해 안정적인 구조를 확보하는 것과 유사하다.
ETRI는 이 원리를 인체 보조 장치에 접목해 척추와 하지 부위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지지하고 앉았다 일어서기·걷기·물건 들기 등 기본적인 일상 동작에서 사용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기술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 균형을 자연스럽게 보조함으로써 효율적인 동작을 유도하며 신체 기능이 저하된 사용자의 근력 및 지구력 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ETRI 휴먼증강연구실 신호철 박사는 “인체의 근골격계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기술로 1kg 이하의 수동형 제품에서부터 모터와 AI를 탑재한 능동형 시스템까지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ETRI는 충북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와 공동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 및 신체장애자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해 탄성 슈트의 효과를 검증했다.연구진은 착용 전후의 보행 속도와 균형, 하지 근력, 심폐 지구력 등 주요 신체 기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보행 속도는 약 14% 빨라졌고, 물건을 들어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2%, 계단을 오르내리는 시간은 약 18%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 근력을 반영하는 의자에서 일어나기 수행 능력은 약 40% 향상됐으며, 심폐 지구력 지표인 보행거리도 약 9% 증가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또 착용 효과, 체감 무게, 구조적 안전성 등의 주관적 설문 결과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ETRI는 이번 탄성 슈트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노인 재활센터, 주간보호센터, 산업현장 등 실제 다양한 사용 현장에서 탄성 슈트의 실사용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상용화를 추진하여 초고령화 사회가 직면한 의료·돌봄·노동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