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재 기간에 발생하는 나쁜 일은 우연의 일치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삼재는 무시해도 된다. 삼재는 오랜 기간 민간에 널리 퍼져 민속신앙처럼 내려오는 속설이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물론 2∼30대의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삼재에 대한 인식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삼재가 들면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돼지띠, 토끼띠, 양띠는 을사(乙巳)년인 작년에 삼재가 들어오고 병오(丙午)년인 올해는 눌삼재, 정미(丁未)년인 내년에는 날삼재가 된다.
올해 27세로 토끼띠인 한 젊은 여성은 지난 연말에 금년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점집에 갔다가 “삼재가 들어 좋지 않다”는 악담만 듣고 왔다고 푸념했다.
■ 삼재는 단순히 재앙을 설명하는 단어, 운명과 무관
삼재라는 개념이 언제부터 형성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삼재는 오래전부터 민간의 생활 속에 널리 퍼져 있다.
고려 때 속요 처용가에 “삼재팔난이 일시 소멸ᄒᆞ샷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조선시대의 「숙종실록」에서도 삼재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다.
처용가에 나오는 삼재팔난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재난과 어려움을 통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에도 삼재라는 단어는 운이 나쁘거나 고생스러운 시기를 설명하는 대명사(大名詞)처럼 쓰이고 있다.
<도교대사전>에는 “삼재란 재해를 의미한다. 큰 것은 홍수로 인한 재앙(水災), 화재로 인한 재앙(火災), 바람에 의한 재앙(風災)으로 대삼재라 한다.
작은 것은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해지는 기근(飢饉), 전염병에 걸리는 역려(疫癘), 전쟁으로 상해를 입는 도병(刀兵)으로 소삼재라 한다”라고 했다.
또 팔란(八難)은 “사지가 틀어지는 병, 중풍, 미치는 병, 간질병, 두풍, 폐결핵, 벌레의 독, 문둥이 병이며 이 여덟 개는 난치의 악질이다”라고 했다. 운명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민간에서는 부모, 형제, 부부, 자식 간 불화나 사별, 관재구설, 갑작스런 질병, 사기, 도난, 사업 실패 등 모든 것이 삼재 때문에 겪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삼재를 막는다고 정월 초에 매 세 마리를 그린 그림을 `출입문 위쪽에 붙인다. 매는 사나운 새 가운데에서도 후려치기를 잘하고 위세 있게 하늘을 날기 때문에 허공과 육지로부터 오는 삼재를 잡는 데 호랑이보다 더 영험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삼재 부적을 쓰거나 절이나 무당을 찾아가 삼재풀이를 하기도 하고, 삼재가 드는 사람의 옷을 태워서 그 재를 삼거리에 묻기도 한다. 삼재풀이를 하면 아플 사람이 아프지 않고, 홍수가 나도 떠내려가지 않을까?
■ 삼재 기간에 발생하는 나쁜 일은 우연의 일치
뱀띠·닭띠·소띠는 '돼지띠, 쥐띠, 소띠 해에', 원숭이띠·쥐띠·용띠는 '호랑이띠, 토끼띠, 용띠 해에', 돼지띠·토끼띠·양띠는 '뱀띠, 말띠, 양띠 해에', 호랑이띠·말띠·개띠는 '원숭이띠, 닭띠, 개띠 해에' 삼재가 든다고 한다.
12년 중 3년은 누구에게나 삼재가 반드시 드는 것이다. 매년 국민 1/4은 삼재이다. 4인 가족이면 가족 중 1명은 항상 삼재가 될 확률이 있다.
우주의 자전과 공전을 근간으로 하는 운명학에는 삼재를 산출하는 방법과 삼재가 운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된 내용이 없다.
일부 종교인과 무속신앙을 하는 분들이 출생 띠만을 가지고 삼재를 만난다고 예언한다. 그러나 사주 여덟 글자 중 일곱 글자를 제외하고 출생 띠 한 글자로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하다.
삼재는 아무런 학술적 근거가 없다. 사주팔자를 비롯한 정통 운명학에서는 삼재를 고려하지 않는다.
누구나 살다 보면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겪게 된다. 삼재가 들었다고 하는 기간에 나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삼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