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유규상 기자] 7일 대전시 신협중앙회 연수원에서 열린 임시정기총회 현장은 시작부터 혼란스러웠다. 총회를 취재하기 위해 찾은 기자단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현장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졌고,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취재는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한 뒤에야 출입이 허용됐다. 그 과정에서 30분 가까운 시간이 허비됐다. 단순한 준비 부족으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
총회는 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다. 조합원의 대표들이 모여 조직의 운영을 점검하고 미래를 논의하는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자리다. 그럼에도 언론의 출입을 막고 취재를 통제하려 했다는 사실은, 신협이 투명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자는 방해자가 아니라 기록자이며, 언론은 공격자가 아니라 신뢰를 검증하는 최소한의 공적 장치다. 문제는 시점이다. 최근 신협을 둘러싸고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실패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전국 860여 개 조합 가운데 절반가량이 부실 또는 취약 상태라는 보도까지 이어지며 조합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총회라면 선택지는 분명했다. 더 열고, 더 설명하고, 더 책임 있게 답했어야 했다. 질문을 피하는 순간, 신뢰는 더 빠르게 무너진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껴진 분위기는 ‘그들만의 행사’에 가까웠다. 외부의 시선을 부담으로 여기고, 절차와 형식에만 매달린 모습은 협동조합의 기본 정신과 거리가 멀다. 신협은 은행이기 이전에 조합이다. 주인은 조합원이며, 운영의 토대는 상호 신뢰와 공개성이다. 언론을 통제하는 순간, 조합원의 알 권리 또한 함께 제한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관위조차 취재 가능을 확인한 사안을 현장 준비 주체가 제대로 공유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조직 내부의 소통 구조와 의사결정 문화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책임 있는 조직이라면 유감 표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누가, 어떤 판단으로 출입을 통제하려 했는지, 재발을 막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금융은 신뢰 위에 서고, 신뢰는 투명성에서 비롯된다. 기자 없는 총회, 질문 없는 회의, 기록되지 않는 결정은 조직을 보호하는 듯 보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조직을 더 취약하게 만든다. 신협이 진정으로 조합원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면, 불편한 질문 앞에 문을 닫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 엄격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번 출입 통제 소동은 우연이 아니라 경고음이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신협이 잃게 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조합원의 신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