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준비 없는 교육통합이 주민 주권을 약화시키고 교육감 선거를 더 심각한 ‘깜깜이 선거’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은 “행정통합의 명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교육자치의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채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교육통합 논의는 지금보다 훨씬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 소장은 “지방자치의 핵심은 주민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자를 직접 선택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현재 교육자치는 시·군·구 기초 단위에서부터 주민 주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미완의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군·구 단위 교육장은 임명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교육 책임자가 누구인지 어떤 교육 철학을 갖고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운 구조"라며 “기초 교육자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교육은 지역사회와 점점 고립되고,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약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교사와 교육행정직 등 교육 현장 전문가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와 기본권 제한으로 지역 교육 대표자로 나설 수 없는 현실 역시 교육자치를 취약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서 “교육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배제된 자리를 임명직 중심의 행정 관료가 채우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상태에서 대전·충남 교육통합이 추진될 경우, 교육감 선거는 정책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선거구가 과도하게 확대되면서 후보자와 유권자 간 거리는 더 멀어지고 정책 경쟁은 사라진 채 인지도와 조직력만 남는 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성 소장은 “대전에서 준비해 온 후보가 짧은 시간 안에 충남 전역의 교육 현안을 파악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결국 교육감 선거는 주민이 내용을 알 수 없는 전형적인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광진 소장은 “진정한 대전·충남 교육 통합은 두 광역 교육청을 단순히 합치는 행정적 결합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초 단위 교육자치를 어떻게 완성할 것인지, 현장 교육 전문가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와 조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이 정책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 교육자치 선거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교육통합은 주민 주권 확대가 아니라 명백한 후퇴”라며 “이러한 준비가 없는 상태라면, 이번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에서 교육통합은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