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성토장' 된 대전 타운홀미팅...시민들 '부글부글'
행정통합 '성토장' 된 대전 타운홀미팅...시민들 '부글부글'
  • 김용우 기자
  • 승인 2026.02.06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모습<br>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모습

[충청뉴스 김용우 기자] “행정통합은 중대한 사안, 주민투표 통해 분명한 동의 구해야”(유성구 조모 씨)

"똑같이 세금 내는데 전라도와 충청도를 왜 갈라치기 하나...용납 못해." (서구 김모 씨)

6일 오전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현장은 대전시민들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당초 행정통합의 비전과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질의응답이 시작되자마자 시민들은 시민 동의 없는 졸속 추진, 대전 정체성 훼손, 지역 갈라치기 우려 등 통합에 대한 불신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민주적 절차인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장우 대전시장

이장우 대전시장과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은 모두발언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광주·전남통합특별법을 비교하며 충청 홀대론을 제기했다.

이장우 시장은 “법안이 정밀하게 다듬어지면 연간 8조 9000억 원씩 더 걷을 수 있는데 민주당 법안은 4년간 20조로 축소됐다”며 "광주·전남 특별법에는 국가 지원과 자치 권한이 '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으로 담겨 있는데 대전·충남 법안은 '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에 그쳤다. 충청을 홀대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조원휘 의장도 "시민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맹탕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시민 의견을 모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창기 민관협의체 위원장은 법안 설명 과정에서 “50년 뒤 사라질지도 모를 대전과 충남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면 연방제 수준의 주정부급 권한과 재정자립이 필요하다”면서 “민관협의체 법안이 대학생 수준의 리포트였다면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은 중학생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타운홀미팅 모습

이후 질의응답에서는 졸속 법안이 문제라는 비판과 ‘주민투표’ 요구 목소리가 쏟아졌다.

유성구에 거주하는 조모 씨는 “민주주의의 기본은 시민들의 공감과 정당성인데 정부는 ‘일단 통합해보고 나중에 고치자’는 식인데 주민투표 없이 시·도의회 의결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과연 주민들의 진정한 동의가 들어가 있는지 확인 수단으로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둔산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는 민주당이 발의한 대전·충남, 광주·전남 특별법 간 형평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건 갈라치기법이자 차별법”이라며 “전남·광주와 대전·충남을 다르게 규정한 엉터리 법안에 우리가 동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현재 민주당이 행정통합 관련 거리 현수막과 피켓시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선 “엉터리법에 찬성을 한다고 한다. 충청 사람이냐, 전라도 사람이냐 묻고 싶다”며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전라도와 충청도를 왜 갈라치기 하느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이건선 대전시개발위원회 회장은 특별법의 속도전을 경계하면서도 어느 지역에도 동일한 통합 단일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지방선거를 얼마 안 남기고 앞두고 두 달 만에 졸속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며 “통합 이후에는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처음부터 신중하게 검토하고 시민들에게 알린 뒤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광주민국, 대전민국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니잖느냐”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없도록 일관된 통합 기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전의 정체성’ 문제도 거론됐다. 동구 청년 토박이 변모 씨는 “졸속으로 주민의견 없이 추진되는 통합에 반대한다”면서 “통합되면 다른 지역민들이 꿈돌이, 성심당, 과학도시라는 자부심을 똑같이 느낄 수 있겠느냐. 대전사람으로서 대전 정체성이 사라지거나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시의회 조원휘 의장
대전시의회 조원휘 의장

대전시의회에서도 시민들의 주민투표 요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공개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중호 대전시의원은 “민주주의는 절차적 공정성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제도인데 이번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는 그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모든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주민투표를 시행해 달라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해 시장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시장이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강력히 촉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장우 시장은 “주민투표는 시장의 권한이 아닌 국가사무로 행안부 장관이 거부하거나 결정을 미룰 수도 있다”며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지만 시의회에서 의견이 공식적으로 전달된다면 충분히 상의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충청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