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후 기준’ 적용 및 지역별 이중 잣대 논란… 정치 생명 건 법적 투쟁 예고
- 당내 구제 시스템(재심위·공천신문고) 작동 불능에 따른 사법부 판단 요청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의 공천 과정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며 결국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세종시의원 예비후보인 여미전 의원은 지난 15일, 세종시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부적격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하며 당의 자의적인 고무줄 잣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의 시발점은 여 후보의 다주택 처분 문제이다. 여 후보는 지난 2022년 비례대표 후보 당시 약속했던 다주택 처분을 성실히 이행해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매각이 다소 지연되었으나, 지난 3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4월 2일 최종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침으로써 명실상부한 ‘1주택자’ 요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세종시당 공관위는 정밀심사 당일에서야 “3월 20일 기준 등기부상 1주택이어야 한다”는 사후 기준을 제시하며 여 의원을 최종 컷오프 처리했다. 이는 당의 지침을 실질적으로 완수한 후보에게 사후에 만든 형식적 시점을 적용해 탈락시킨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자의적 배제’라는 의혹이 짙게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후보 간 ‘형평성’과 ‘공정성’ 상실에 있다. 여 후보 측 주장에 따르면, 동일한 세종시 내에서도 다주택 상태를 유지하거나 공모 과정에서 다주택 사실을 누락한 타 후보들은 ‘추후 처분 약속’만으로 경선에 진출했다.
반면, 실제로 주택을 처분해 요건을 갖춘 여 후보는 엄격한 등기 시점을 이유로 탈락했다. 결과적으로 요건 미충족 후보는 구제받고, 요건 충족 후보는 퇴출당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세종시당은 중앙당 기준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일관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충북, 경기, 전북 등 타 지역에서는 다주택 상태로도 공천을 통과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는 반면, 1주택 상태임에도 등기 시점을 이유로 탈락한 사례는 여 후보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앙당 기준이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이중 구조’가 존재하며, 실제 판단은 공천 기구의 자의적 의도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구심을 뒷받침한다.
여 예비후보의 이번 가처분 신청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결단으로 평가받는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공천 결과에 불복할 경우 향후 10년간 공천 자격 제한 등 이른바 ‘18년 페널티’가 부과되지만, 여 후보는 당내 구제 시스템인 재심위와 공천신문고가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자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게 되었다.
이는 개인의 당선 욕심을 넘어, 정당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인 ‘절차적 정당성’을 바로 세우겠다는 명분을 담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천 기준의 사전 명시 여부와 모든 후보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전망이다.
여 후보 측 법률대리인 신성임 변호사는 "이번 사안이 후보자의 피선거권과 국민의 선거권에 직결되는 공적 사안임을 강조하며, 차별적 적용 등 절차적 하자에 대해 법원의 엄중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여미전 예비후보는 “같은 기준이라면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번 문제는 개인의 공천 여부를 떠나 공정한 정치 시스템의 문제인 만큼, 법적 절차를 통해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원의 판단은 향후 정당 공천 제도의 투명성과 운영 방식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