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을 통해 이 학문 간 장벽을 허물고 미래 기후와 경제 변화를 동시에 예측하는 차세대 통합 모델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전해원 교수와 전산학부 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중국 북경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등 세계 유수 기관과 AI 기반 기후 연구 통합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지구 관측 데이터와 경제 시나리오 등 성격이 다른 대규모 데이터를 AI가 공통된 방식으로 이해하는 가상 분석 공간을 구축한 데 있다.
특히 연구팀은 혼합 전문가(MoE) 구조를 적용해 물리 법칙 계산 모듈과 통계 학습 AI 모듈이 마치 각 분야 전문가처럼 협업하도록 설계했다.
기후 과학, 경제학, 컴퓨터 공학은 접근 방식이 달라 접점을 찾는 데 시행착오가 많았으나 연구진은 해외 석학들의 자문을 거쳐 각 분야의 장점을 하나의 통합 체계로 묶는 설계 청사진을 완성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프레임워크 구상을 실제 에너지·온실가스 분야에서 구현한 시범 모델인 고속 에뮬레이터 ‘ML-IAM v1.0’도 함께 공개했다.
기존 통합평가모델은 정교하지만 계산이 무거워 시나리오 하나를 분석하는 데 수 시간이 소요됐으나 개발한 AI 모델은 세계 주요 모델 15종 이상을 학습해 수천 개의 시나리오를 단 몇 분 안에 처리한다.
특히 설계 방식이 제각각인 15종 이상의 모델을 학습시켰음에도 원래 모델과 비교해 97%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예측 도구를 넘어 서로 다른 모델링 체계를 잇는 공통 언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증한 사례다.
탄소 배출 경로, 기술 비용 등 정책 조건을 직접 입력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즉각 도출되돼 빠른 속도로 기후 정책 평가가 가능해진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대 AI 학회인 뉴립스 2025에 초청돼 발표되는 등 산업계와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해원 교수는 "이번 모델은 기후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 사이의 간극을 줄여주는 가교가 될 것"이라며 "고속 AI 에뮬레이터는 실시간에 가까운 정책 분석을 가능하게 해 실질적인 기후 대응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지역별 데이터를 더 촘촘하게 학습시켜 예측 해상도를 높이고, 이 모델을 세계 연구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