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닙니다” 강민주 대표의 진심, 지역과 경계를 넘어 흐르다
“혼자가 아닙니다” 강민주 대표의 진심, 지역과 경계를 넘어 흐르다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6.05.27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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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섦을 녹인 보글보글 한 끼, “요리를 배우며 마음을 열다”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등뼈감자탕의 구수한 냄새와 노릇하게 익어가는 호박부추전의 기름진 소리가 조리실 안을 가득 채운다.

남성참여자들의 조리하는 모습

서툰 손짓으로 계란말이를 뒤집다 이내 멋쩍은 웃음을 터뜨리는 이들. 27일 오후,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의 조리실은 여느 여느 일류 레스토랑보다 더 뜨거운 열기와 사람 냄새로 가득했다.

이곳은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하는 남성 1인가구 지원사업,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세 번째 여정이 펼쳐지는 현장이다.

문이 열리고 처음 마주한 조리실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평소 주방 일과는 거리가 멀었을 남성 참여자들은 저마다의 앞에 놓인 멸치와 호박, 부추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칼질 소리는 둔탁했고, 양념을 맞추는 손길에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서툶도 잠시, “이 양념은 이만큼 넣으면 될까요?”, “전 뒤집는 것 좀 도와주세요”라며 옆 사람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하자 조리실의 공기가 금세 부드러워졌다.

이날의 메뉴는 멸치볶음, 계란말이, 호박부추전, 그리고 손이 많이 가기로 유명한 등뼈감자탕. 땀을 흘리며 직접 정성껏 차려낸 밥상 앞에 둘러앉은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한 참여자는 “혼자 살면서 대충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여럿이 모여 직접 요리하고 밥을 먹으니 정말 ‘사람 사는 맛’이 난다”며 연신 감탄했다.

이 가슴 따뜻한 밥상의 뒤편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바로 지역 외식업체 ‘강민주의 들밥’의 강민주 대표다. 강 대표는 첫 회차부터 단순한 요리 교육을 넘어, 참여자들이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반찬과 따뜻한 점심 식사까지 무료로 전폭 지원해 왔다.

강민주 대표는 “혼자 생활하시는 분들에게 필요한 건 단지 영양가 있는 음식이 아니라, 누군가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사람의 온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제 작은 정성이 이분들의 삶에 작은 버팀목이 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밝혔다.

마음을 울린 진심은 또 다른 기적을 낳았다. 강 대표의 아름다운 실천이 알려지자, 뜻을 함께하겠다는 이웃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다.

청주 복대동에서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노포 ‘부모산가든’의 김효정 대표와 멀리 경기도 이천에서 달려온 ‘늘고기집 이천본점’의 김경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강민주 대표, 김효정 대표, 김경림 대표 등

청주와 경기를 잇는 이 따뜻한 연대의 손길은, 단순한 물질적 후원을 넘어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현장에 전하고 있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사실 단순한 요리 교실이 아니다. 고립되기 쉬운 남성 1인가구를 위해 요리부터 건강관리, 디지털 활용, 정리수납 등 자립에 필요한 실전 교육과 정서적 교감을 지원하는 복합 복지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며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이들이, 3회차를 맞이한 오늘 서로의 안부를 묻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 만난 허성희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남성 1인가구는 일상적인 가사 노동의 어려움도 크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단절로 인한 정서적 고립이 가장 아픈 부분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가 참여자분들에게 삶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따뜻한 관계의 온기를 채워가는 시간이 되길 소망하며, 지역사회가 마음을 모아주실 때 이토록 큰 변화가 시작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밥상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깨어진 일상을 회복하는 열쇠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올 용기였다.

지속적인 나눔을 약속하는 강민주 대표와 손을 맞잡은 지역 소상공인들, 그리고 이들의 진심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한 참여자들. 보글보글 끓어오르던 등뼈감자탕의 열기만큼이나, 이들이 만들어낸 공동체의 온기는 차가운 사회적 고립을 녹이기에 충분할 만큼 뜨거웠다.

복지관을 나서는 길, 등 뒤로 들려오는 이들의 웃음소리가 유난히 길고 따스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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