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지난해 여름,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집중호우는 광주 서방천을 집어삼켰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하천을 범람시켰고, 인근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채 수해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당시 거센 물살을 위태롭게 버텨냈던 광주선 신안철교 주변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주민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 불안의 온상이 되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 서방천 수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마침내 수면 위로 올랐다.
국가철도공단이 단순한 철교 복구를 넘어, 서방천 일대의 물길을 넓히는 종합 수해방지 대책과 연계해 신안철교의 조기 재가설을 전격 추진한다.
국가철도공단은 수해 직후부터 신안철교를 안전하게 다시 짓는 '재가설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하지만 국가 철도망과 지방 하천이 맞물려 있는 현장 특성상, 기관 간의 긴밀한 협의 없이는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국가철도공단을 필두로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광주광역시, 한국철도공사, 그리고 지역구 정준호 의원실(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여하는 대책기구가 가동됐다.
총 4차례 이상 치열하게 이어진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는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단순히 다리만 새로 놓아서는 안 되며,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하천의 물길 자체를 넓혀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였다.
수차례의 협의 끝에 광주광역시는 서방천 인근의 수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하천 폭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사 기간 중 열차 운행을 위해 설치될 임시선(가교)의 안전을 확보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철도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조치다.
신안철교 재가설의 시계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행정 절차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천법에 따라 현재 서방천의 지형과 변화된 기후 데이터를 반영한 '하천기본계획 변경'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단과 광주광역시는 행정 소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한 '투트랙' 전략을 취하기로 합의했다.
광주광역시는 하천기본계획 변경 절차를 신속히 밟는 동시에, 서방천의 '계획홍수위(홍수 시 최고 수위)' 예측 데이터가 도출되는 즉시 공단에 조기 제공한다.
국가철도공단은 광주시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즉시 이를 설계에 반영하여, 지체 없이 본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상시 대기 체제를 유지한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광주광역시가 계획홍수위 데이터를 제공하면 곧바로 설계에 착수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신안철교 조기 재가설을 통해 주민들의 수해 불안을 근본적으로 씻어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 기간 중 주민들이 겪을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철도 운행 안전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수해의 상흔이 남아있는 서방천과 신안철교 현장은 이제 안전을 향한 변화의 출발선에 섰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그리고 지역 정치권이 '주민 안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전방위로 협력하고 있는 만큼, 해묵은 수해 걱정을 털어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번 조기 재가설 사업이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모범적인 재난 방지 협력 모델이 되기를 주민들은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