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바다가 건넨 미래의 약속, 김동희 초대전를 다녀와서
초록빛 바다가 건넨 미래의 약속, 김동희 초대전를 다녀와서
  • 최형순 기자
  • 승인 2026.06.10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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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남겨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시민들의 먹먹한 공감

[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초여름의 길목, 도심의 소음을 뒤로하고 들어선 세종시 '세종갤러리고운'은 거대한 푸른빛 위로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 넘실거리고 있었다.

유보경 관장 및 서양화가 김동희 

환경의 날을 맞아 지난 2일부터 9일간 열린 서양화가 김동희의 초대전 《Sea The Future(바다를 통해 미래를 바라본다)》의 현장이다.

10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이번 전시는 기후위기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인류의 무거운 숙제를 예술이라는 따뜻한 언어로 풀어내며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머물게 했다.

전시장 벽면을 채운 40여 점의 작품들은 저마다 강렬하면서도 포근한 색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서양화 특유의 묵직하고 풍부한 질감 속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뜻밖에도 ‘로봇’의 존재였다.

흔히 기술의 발전은 자연의 파괴를 연상시키지만, 김 작가의 캔버스 속 로봇은 달랐다.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 한가운데서 로봇은 자연을 지키고, 식물과 대화하며, 자연과 기꺼이 동화되는 ‘동반자’로 그려졌다.

“우리가 남겨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시민들의 먹먹한 공감

작가는 단순히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고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첨단 기술이 서글픈 대립을 끝내고 마침내 공존하게 될 눈부신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작업 과정에서 쓰이는 재료 하나까지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심했다는 작가의 성찰은, 작품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작품 앞에 오래도록 멈춰 서서 나직한 대화를 나누거나, 가만히 눈을 감고 작품의 질감을 눈으로 음미하곤 했다.

참석한내빈들과 함께

자녀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한 어머니의 눈시울은 촉촉이 젖어 있기도 했다. “아이에게 기후변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늘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서 전시 제목처럼 ‘바다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게 무슨 뜻일까 싶었는데, 작품 속 푸른 생명력을 보니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줘야 할지 가슴 깊이 와닿았다며, 아이에게 더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진다”라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유보경 관장은 “김동희 작가의 작품은 환경 문제를 무겁고 어려운 담론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 이야기로 다정하게 건넨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다음 세대를 향한 우리의 책임을 다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종전의 소회를 전했다.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시선을 넘어, 자연과 기술이 함께 만들어갈 지속 가능한 세상. 《Sea The Future》가 남긴 초록빛 희망의 메시지는 전시가 끝난 뒤에도, 그리고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바다 위에서도 오래도록 잔잔한 파도로 일렁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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