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유지환 교수팀, 세계 최고 권위 로봇저널서 ‘2년 연속 최우수 논문상’ 수상
KAIST 유지환 교수팀, 세계 최고 권위 로봇저널서 ‘2년 연속 최우수 논문상’ 수상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6.2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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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EE RA-L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 단체사진. 왼쪽부터 아홉 번째 김남균 박사, 열 번째 유지환 교수.
IEEE RA-L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 단체사진. 왼쪽 아홉 번째 김남균 박사, 열 번째 유지환 교수.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 로봇 기술이 세계 최고 권위의 로봇 학술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건설및환경공학과 유지환 교수 연구팀이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로봇 학술대회인 ‘2026 IEEE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회(ICRA 2026)’에서 ‘IEEE 로보틱스 앤 오토메이션 레터스(RA-L)’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논문상 수상은 전 세계 로봇 학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사건으로 KAIST 로봇 연구의 독창성과 학술적 기여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번 상은 2025년 한 해 동안 IEEE RA-L에 게재된 총 1700여 편의 논문 중 학문적 완성도와 향후 응용 가능성이 가장 뛰어난 단 5편의 논문에만 수여됐다.

연구팀이 이번 논문에서 제안한 핵심 성과는 소프트 로봇 기술을 의류 구조와 결합한 ‘자가 착용 적응형 의복 기술’이다.

기존의 착의 보조 기술은 딱딱한 로봇 팔이나 복잡한 외골격 기계 장치가 사람에게 억지로 옷을 입히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 방식은 장치가 너무 크고 무거울 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쉽게 구겨지는 옷감의 특성상 로봇이 옷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자세가 조금만 바뀌어도 신체에 강한 압박이나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외부 로봇이 아닌, 옷 자체가 스스로 입혀질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공기압을 넣으면 유연한 구조물이 마치 생물처럼 스스로 펼쳐지며 성장하듯 앞으로 나아가는 ‘소프트 그로잉(Soft Growing) 로봇’의 원리를 의복 구조 내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연구팀은 얇고 유연한 소재로 설계된 공압식 반전 메커니즘(주입된 공기압의 힘으로 접혀 있던 내부 구조가 뒤집히며 전개되는 구조)을 소매, 바지, 재킷 등 의복 내부 구조에 밀도 있게 통합했다.

공기가 주입되면 옷의 내부 구조가 사용자의 팔이나 다리 등 굴곡진 신체 형상을 따라 자연스럽게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 펼쳐진다. 사람이 옷 속으로 힘들게 몸을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옷이 스스로 사용자의 신체를 감싸 안으며 다가가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소프트 로봇 특유의 높은 순응성을 극대화해 예측하기 어려운 의복의 구김이나 접힘 현상 속에서도 완벽한 구동력을 발휘한다.

특히 주입된 공기압의 힘이 엉뚱한 방향으로 분산되지 않고 옷을 펼쳐야 하는 끝단 부위로만 정확히 집중되도록 구동 영역을 명확히 분리·설계하는 기술적 도전을 완성해 냈다. 단단한 기계 부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사용자의 신체를 과도하게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착용을 지원한다.

연구팀이 소매, 바지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실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실제 착용 과정에서 사용자의 움직임 부담과 신체에 가해지는 피로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탁월한 안전성과 성능이 확보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그동안 탐사나 이동 중심에만 머물러 있던 소프트 그로잉 로봇 기술을 인간의 일상 영역으로 확장해 ‘인간-로봇 상호작용(HRI)’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용화될 경우 가장 먼저 빛을 발할 곳은 돌봄 및 보조공학 분야다. 관절 가동 범위가 제한적인 고령자, 편마비 장애인, 재활 환자들이 간병인이나 보호자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어 삶의 질과 독립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산업 및 의료 현장으로의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반도체 클린룸의 위생복이나 감염병 유행 시 방역 최전선에서 입는 방호복, 의료용 드레이프 등 신속하고 오염 없는 착용이 필수적인 환경에 도입될 경우 착용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위생적인 착용 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이뤄낼 수 있다.

유지환 교수는 “이번 2년 연속 세계 최고 권위 논문상 수상은 KAIST 로봇 연구진의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다진 뜻깊은 결과”라며 “소프트 로봇의 유연함과 안전함을 무기로 삼아, 고령화 사회의 돌봄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재활·복지 등 다방면에서 인간의 일상을 가장 친근하게 돕는 인간 친화형 웨어러블 보조 시스템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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