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다공성 물질 속 기체 규칙 정렬 '가스 격자' 세계 첫 구현
KAIST, 다공성 물질 속 기체 규칙 정렬 '가스 격자' 세계 첫 구현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6.08.11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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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흡착제 중심 설계와 가스 격자를 포함한 가스 격자 디자인 비교
기존 흡착제 중심 설계(왼쪽)와 가스 격자를 포함한 가스 격자 디자인 비교.

[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제멋대로 움직이던 기체 분자를 다공성 물질 내부에서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정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통해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드는 맞춤형 소재 역설계에 성공해 탄소 포집과 수소 저장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미세 구멍이 뚫린 금속-유기 골격체(MOF) 내부에서 기체를 결정 형태로 줄 세우는 ‘가스 격자(Gas Lattice)’ 현상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고, AI 기반의 역설계 프레젠테이션을 구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체 흡착 분야의 오랫동안 지속된 통념에 도전해 단순 흡착량 증대를 넘어 '기체 배열의 정밀 제어'라는 새로운 설계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다공성 소재 연구가 기체를 무질서하게 붙여 흡착량이나 선택도 등 평균 지표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연구팀은 기공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기체의 위치와 배열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제논(Xe) 기체를 모델로 방대한 MOF 구조를 탐색한 결과 특정 코발트 기반 다공성 물질(Co-CAU-36) 내에서 제논 원자들이 제멋대로 흩어지는 대신 ‘체심 입방 격자(BCC)’ 형태로 정렬됨을 시뮬레이션(GCMC)으로 입증했다.

이 같은 '골격 유도형 가스 격자' 현상은 혼합 기체의 분리 효율도 대폭 끌어올렸다.

제논과 크립톤(Kr) 혼합 기체를 주입했을 때 제논이 바깥쪽 껍질(shell) 형태의 격자를 먼저 형성하고, 크립톤이 중심부(core)에 위치하는 '코어-쉘(core-shell) 가스 격자' 분리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결합력 차이가 아닌 기공 내부의 구조화된 흡착상에 의해 공간적 분리가 이뤄짐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기계학습과 유전 알고리즘을 결합해 원하는 기체 배열(BCC, FCC 등)을 먼저 정의한 뒤, 이에 최적화된 다공성 구조를 거꾸로 찾아내는 역설계 기법을 완성했다.

관찰된 가스 격자 현상의 검증을 위해 힘장 의존성, 온·습도 조건별 거동, DFT 수준의 흡착 자리 일치성을 다각도로 검증했으며, 단원자 기체인 제논을 넘어 분자성 가스인 에탄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체를 다공성 물질 안에서 결정처럼 줄 세운 첫 사례”라며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지만 고민하던 데서 나아가, 원하는 배열까지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자에 적용하면 목적에 맞는 분리·저장 소재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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