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최형순 기자] 22일, 갑작스러운 집중호우가 할퀴고 간 경남 거제시 수해 현장에 세종시의용소방대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검토될 만큼 아픔이 깊은 이곳에 이웃의 절망을 함께 나누려는 38명의 이웃 사랑이 도달한 순간이었다.
현장은 말 그대로 잿빛이었다. 거친 토사가 집 안팎을 덮쳤고, 한 해 동안 공들여 키운 농작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꺾여 있었다.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해하던 주민들 사이에 합류한 허왕 세종시의용소방대연합회장과 대원들은 도착 직후 곧바로 연장을 들었다.
삽끝에 실린 힘은 거친 흙더미를 퍼냈고, 손끝에 모인 정성은 흙범벅이 된 집기류와 침수 잔존물을 하나씩 치워냈다.
푹푹 빠지는 진흙밭 속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폭염과 싸우면서도, 누구 하나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땀을 흘렸다. 나의 작은 손길이 시름에 잠긴 이재민의 일상을 단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한마음 때문이었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흙더미에 묻혔던 주민들의 마당이 조금씩 제 모습을 되찾아갔다. 세종소방본부(본부장 신희범)는 봉사에 앞서 대원들의 현장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철저히 진행하며 마지막까지 사고 없이 복구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신희범 세종소방본부장은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큰 아픔을 겪고 계신 주민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자발적으로 나서준 의용소방대원들의 구슬땀이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 그 깊은 상처를 채운 것은 짠 내 나는 땀방울과 연대의 온기였다. 세종에서 달려온 38명의 묵직한 발걸음은 절망에 빠졌던 거제 주민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장 따뜻한 응원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