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뉴스 이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열로 녹여 붙이는 접착제'를 기존 석유 대신 미생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의 대사경로를 조절해 포도당으로부터 기존 석유계 접착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생분해성 핫멜트 접착제 소재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시스템대사공학을 도입해 대장균이 포도당으로부터 생분해성 고분자인 PHA 계열의 poly(4HB-co-PhLA)와 poly(3HB-co-4HB-co-PhLA)를 직접 합성하도록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시기를 조절하고 게놈 규모 대사모델을 활용해 전구체 공급을 최적화했으며 유가식 발효를 통해 리터당 각각 10.2g, 52.8g의 고분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유연성과 점착성을 더하는 4HB와 단단함 및 열적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PhLA 성분을 조절한 결과 4HB가 약 24~34mol% 포함되었을 때 가장 우수한 접착 성능을 나타냈다.
실제 성능 평가에선 poly(4HB-co-PhLA)가 스테인리스강 전단 접착 시험을 통해 4.58MPa의 강도를 기록하며 상용 석유계 EVA 접착제(4.20MPa)를 넘어섰고 poly(3HB-co-4HB-co-PhLA) 역시 목재 및 종이 포장재 접착에서 EVA와 동등한 성능을 보였다.
또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Lipase)를 4일간 처리했을 때 분자량이 16.4~17.5% 감소해 뛰어난 생분해성을 보였으며 일반 글루건 방식으로 녹여 반복 재접착해도 높은 접착력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향후 발효 공정 스케일업 및 균주 생산성 향상을 통해 kg당 20~40달러 수준인 초기 생산 비용을 절감하여 포장, 전자,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바이오 소재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의 대사를 정밀하게 설계해 단순히 고분자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기능성 소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평가했다.

